에디터로서 브랜드 관련 지식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브랜드를 인터뷰할 일이 많다. 세어 본 결과 글로벌 브랜드부터 소규모 로컬 매장까지 약 20여 곳을 인터뷰했다.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기 위한 몇 년간의 노력을 일대일로 들을 수 있다는 건 매번 감사하면서도 유익한 경험이다.
그간 콘텐츠를 제작하며 풀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잘나가는 브랜드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여기서 '잘나가는 브랜드'란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사업적으로 성과를 내며 성장한 곳들을 뜻한다. 지금까지 발행한 콘텐츠들을 일주일 동안 살펴보며 이러한 브랜드들 사이 3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시장 니즈에 핏한 창업 동기
최첨단의 플랫폼부터 이색 매장까지. 인터뷰했던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제품, 서비스, 공간을 자랑했다. 이러한 요소들을 만든 기획의 시작점은 시장 니즈에 부합하는 창업 동기였다.
주목할 단어는 '시장 니즈'다. 인터뷰이분들은 단순히 어떤 제품, 서비스, 공간을 만들고 싶다로 시작하지 않았다. 현재 시장에서 해결돼야 할 니즈가 A이므로 A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에 앞서, 아이디어에 대한 시장 니즈가 존재하는지를 꼼꼼히 따져봤던 것. 시장성을 검증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고, 매장을 오픈하기 전 숍인숍 또는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자신의 아이디어에 매몰될 경우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현실과의 타협점, 그리고 차별화
대부분의 브랜드가 사업 초반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여유롭지 않은 자금.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일정 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좋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그 결과 불가피하게 현실에 타협해야 할 부분이 생긴다. 원했던 것보다 좁은 매장을 선택하고, 전문 업체의 컨설팅 없이 직접 브랜딩에 도전하는 것이 한 예다.
타협이 곧 '포기'를 뜻하진 않는다. 성장한 브랜드 대부분은 현실적인 조건에 맞추되, 차별화될 수 있는 포인트를 갖췄다. 이를테면 매장이 좁더라도 즐길만한 콘텐츠를 더하고 손님들과 긴밀하게 소통한다.
인터뷰했던 어느 아이스크림 매장은 총 3개뿐인 테이블에 매장의 준비과정과 메뉴별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매거진을 비치했다. 독립 서점에서 매거진 제작 클래스를 듣고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매장 면적이 작아 화려한 인테리어로 승부 하기보단 손님들이 브랜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콘텐츠를 더한 것이다.
발로 뛰는 아날로그한 노력
정확한 타겟팅을 바탕으로 한 검색 광고, SNS 광고 등이 넘쳐나지만 브랜드를 알리는 과정에서는 아날로그한 노력도 요구된다. 예컨대 고객사를 돌아다니며 B2B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소비자들과 만나기 위해 플리마켓/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식이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많이 들어왔던 부분이다. 어느 B2B 서비스의 CEO분은 한 건물을 정해 꼭대기 층부터 1층까지 각 입주사마다 서비스를 홍보하신 경험도 있었다.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지만, 끝내 첫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셨다. 어느 F&B 스타트업의 마케팅팀 팀장님이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손 편지를 써서 발송한 일화도 있다. 감사 인사와 함께 피드백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편지 내용은 SNS 후기에서도 감동 포인트로서 자주 언급됐다.
물론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데 공식과 같은 정답은 없다. 시장 상황과 사업의 특성이 다른 만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실패한다거나, 저렇게 해야만 성공한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하며 느낀 점은 브랜드를 위한 노력에는 다양한 행동이 포함된다는 것. 브랜드를 보는 관점을 넓히고, 브랜드에 담긴 많은 분들의 노력을 더욱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꾸준히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