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

내 두 손의 작은 세상

by 늘해랑

내 두 손을 움직여 바늘과 실로 예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다.

도안을 보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채워가다 보면 짠!! 하고 예쁜 그림들이 나온다.

그렇게 한 땀 한 땀 칸을 채워가며 그림이 서서히 만들어지는 걸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마음도 차분해지고 복잡한 머리도 좀 정리하기에도 너무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십자수를 하며 마음도 머리도 정리하는 시간들을 가지며 살았던 거 같다.

이런 차분함이 나도 모르게 나에게 있었던 건지 아이들에게 위급한 일이 생기면 그 차분함이 나타나더라... 정말 응급 상황이 되면 오히려 차분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위급해지면 차분할 때가 있더라.. 평소랑은 또 다른 모습에 나도 놀라기 일쑤였다.


그렇게 아이들도 내가 아파 병원을 오갈 때 아이들만 집에 둬서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내 걱정과는 달리 너무 차분하게 둘이 잘 의지하며 지낸 걸 보고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체력을 키우려고 꾸준히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워나갔다.

운동에 취미 없는 사람이 그게 가능할까? 싶지만 난 가능했다.

차분하게 알아채기도 힘든 미묘한 변화들이 어느 순간 크게 다가올 때가 있었다.

그러면 또 신나게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아이들도 엄마 없는 시간들을 슬퍼만 하지 않고 그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해 나가는 모습에 너무 기특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나의 시간은 서로를 바라보며 지켜주며 돌봐줄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서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몇 년을 버텨온 것 같다.

그렇게 어두운 시간들이 어느 순간 작은 빛이 들어오며 아이들 얼굴에도 웃음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하고, 긴장되어 있던 아이들 마음에도 조금씩 편안함이 스며드는 걸 보며 더더욱 체력을 키우려 노력했던 것 같다.

언젠간 엄마가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걸 알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노력으로 이렇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던 엄마를 어렴풋하게라도 알 날이 오겠지? 너희들도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 하는 아이 들였으면 좋겠다.

실패도 할 수 있지만 그 실패 속에 얻는 것들도 무궁무진한 법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도전해 보길... 힘내렴!! 언젠간 어둡게만 느껴지던 게 빛이 보이는 날이 올 것이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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