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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Sep 13. 2020

포기하면 편해?

포기하면 정말 편할까?

"20대에 나도 꿈이 있었는데 왜 포기했지?"
"그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볼걸"
"왜 그때 쉽게 포기했지? 게임하는 시간을 줄였다면.."




"포기하면 편해?"


몇년 전 오랫동안 2,30대 청년들에게 유행했던 문구이다. 일본만화 "슬램덩크"에서 안선생님이 정대만에게 희망을 버리면 시합은 거기서 끝이 난다 말하는 장면에 "포기하면 편해"라는 문구를 합성해 많은 호응을 이끈 짤이었다. 이 짤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포기는 배추 셀때나 하는 얘기다.",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등 포기는 패배자들이나 하는 행동처럼 여겨졌었다. 그런 열정을 강요당하는 시대에 이 짤의 등장하는 우리들에게 큰 사이다를 안겨주기엔 충분했을 것이다. 현재에도 가끔씩 등장하는 이 문구는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가 되었고 열정의 강요나 포기하면 안된다는 말은 더 이상 힘을 잃어 꼰대 취급당하기 일쑤가 되었다.

근데 정말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포기하면 편할까?"


"포기하면 편해"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던 이유는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회의감을 느끼고 힘든 날이 많았으며 불안한 미래에 항상 발목 잡혔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에 지친 우리들에게 "포기해"라는 말은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공감은 된다. 당장 하던 공부나 일을 때려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눕는다고만해도 가슴 벅찰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과 고생이 있었는데 한순간의 선언으로 정말 마음이 편해질까? 누워있어도 바닥은 몸과 마음을 쑤실거고 편한 잠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주변의 오지라퍼(?)들은 또 가만히 있을까? 제대로 맘먹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수많은 충고의 화살이 날라올 것이다. 부모님의 잔소리와 등짝 스매싱만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렇다. 사실 생각과는 반대로 포기하면 편하지 않다. 그렇다고 계속 전진하기엔 미래가 불투명하고 막막하고... 결국 이도저도 불편한게 현재 우리의 삶이다. 그런 작중의 상황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은 다시 '포기'라는 단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꿈을 향해 나아가든 그렇지 않든 '포기'만 잘한다면 삶이 더욱 풍족해질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과거의 '게으른 나'를 포기하는 방법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정말 꿈을 향해 매우 많이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이다. 자 가슴에 손을 대고 양심적으로 말해보자. 

"나는 유튜브나 SNS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하지 않을 수 있는가?"

"나는 친구들의 만남과 술자리를 잘 쳐낼 수 있는가?."

위의 질문들은 굉장히 순한 편이지만 그래도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봐보자. 떳떳하게 위 질문에 당당히 '예'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다수는 양심에 찔리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고 해당 없는 사람들도 자신의 집중을 방해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쉽게 '예'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냉정하고 혹독하다. 우리만큼 노력하는 사람은 모래사장에서 모래찾는 것만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바로 바늘일테고 말이다. 그만큼 성공하는 길은 좁고 별로 희망적이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매운 맛으로 질문을 해도 당당히 '예'라 답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 매운맛 질문은 바로 아래에 있다.


"나는 핸드폰, 유튜브, SNS를 하지 않은 채 2~3년 이상을 노력할 수 있는가?"

"나는 친구들의 만남과 술자리에 일절 나가지 안은 채 2~3년 이상을 노력할 수 있는가?"


어떤가 매운 맛의 질문은? 너무 가당치 않아서 매운 맛 신 맛 구분도 안될 정도이다. 근데 실제 고시 준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정도의 노력은 기본이다.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목표에 도달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만약 나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나름의 성공을 했다고 한다면 그건 성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일 수 있고 출발선이 다르거나 또는 1%의 타고난 행운으로 거머진 경우일 것이다. 만약 앞에 해당하는 경우가 없다면 매운 맛 정도의 노력은 해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매운 맛 강도의 노력이 가당치 않고 불가능하게 느껴진다면 깔끔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기준치를 내려 자신의 기준에 맞게 길을 재설정해야 한다. 여기서도 포기의 중요성이 등장한다. 우리가 어떤 길을 향해 나아가다 유턴을 하거나 꺾는다고 해서 인생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다. 절망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더 해보라고 하겠지만 자기 스스로 평가했을때 아닌 것 같으면 바로 내려놔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또 다른 성공, 또 다른 목표를 정해 나아가면 된다. 잘 포기하는 것 역시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꿈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언젠가는 내 이름이 석자가 적힌 책을 내는게 꿈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학교선생님과 부모님의 반대로 그 꿈을 포기했었다. 사실은 그것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노력하지 않을거란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살 이후에도 가끔씩 소설을 쓰려고 노력해보았지만 아직까지도 단편 소설 하나 완결해본적이 없다. 그만큼 의지박약이었고 게으른 나 자신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늘 한켠엔 꿈을 포기하지 못해 늘 좌절감과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비장한 마음으로 '매운 맛' 노력으로 시도를 했으나 3일도 안 간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고 10년 가까이 가지고 있던 꿈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고 만약 내가 30대가 되어 그때 노력을 덜 했을까 후회한다면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요소가 생기게 되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었어. 후회안해도 돼. 다시 돌아가도 난 못했을거야.'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이런 매운 맛 노력으로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원없이 도전해보고 그래도 안된다면 깔끔하게 내려놓는 것이 우리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만약 본인이 지금 꿈을 포기한 것에 후회하고 있다면 냉정하게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이루지 못했을 것임을 인정하자. 그리고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도전으로 인생을 시작하자. 목표는 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돈 잘벌고 유명해야 성공이 아님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우리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성공임을 기억하자.




자신을 객관화하여 하는 포기야 말로
진정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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