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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목 Jan 29. 2022

매번 같은 문제, 매번 다른 목숨

에디터 레터_21년 10월 18일

오프닝

지난해 10월 18일 발송된 레터임을 밝힙니다.

본 레터에서 다루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어제자인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돈 버는 일이 힘들다고 말할 수는 있어.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
먹고사는 일이 원래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

-최진영 소설집, <일주일>



뉴스레터를 만들 땐 먼저 이 주의 문제나 이슈는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하루하루는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한 주마다 그 주를 관통하는 사건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모든 이슈를 다 따라갈 수 없어도 시의성은 폴라리스에서 매번 주제를 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매번 주제를 고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이번엔 뭐하죠…’ 뒤에 붙는 침묵이 길어지는 듯합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관련 이슈를 제외한 문제들은 점차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은 몇 주 째 포털 메인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은 특히나 시대 정신을 찾을 수 없는 선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은 이야기의 주를 이루지만 핵심 공약이나 의제는 정치권도, 언론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여야 후보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거세질 것입니다. 그와 비례해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문제들은 점점 더 많아지겠죠.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할 뿐, 계속해서 발생하던 문제들이 선거철이라고 갑작스레 해결되진 않을 테니까요.


우리가 흘려 보내는 수많은 문제들 중, 이번 주에는 ‘산업 재해’를 가져왔습니다. 산재 사고는 반복되는 문제인 만큼 절절한 외침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도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매번 같은 문제가 빼앗는 것은 매번 다른 목숨입니다. 수백 번도 넘게 지적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목숨 값’이 더 싸기 때문인 걸까요. 누군가가 다치고 깔리는 죽음을 더 이상은 마주하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의혹을 찾아내느라 소란스러운 정치권은 반복되는 죽음을 알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부디 이들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에 묻히지 않기를 바라 봅니다.


2021.10.18

에디터 바이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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