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 리뷰
서울시 도서관은 기한 없는 휴관에 들어갔다. 코로나 19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도서관뿐만 아니라 서울시역사박물관, 실내체육시설 공공시설 출입이 제한된다.
주변 사람에게 떳떳하게 밝히기 어려운 취미가 몇 개 있다. 도서관에서 책 빌리고 안 읽기, 제때 반납 안 해서 연체료 내기. 이외에도 책 사고 안 읽기, 안 사도 되는 전공 책 사기 등이 있다.
도서관 휴관은 내 은밀한 취미생활에 제대로 타격을 줬다. 남들 몰래 방귀 뀌려고 눈치를 살살 보는데 타이밍이 안 잡히는 느낌이랄까?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었을 때 ‘밀리의 서재’가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정기구독 앱이다. 전자책 구독은 월 9,900원, 연 99,000원이면 전자책 약 5만 권을 읽을 수 있다. 종이책 구독은 월 15,900원, 연 183,000원으로 약 5만 권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고 ‘밀리 오리지널 한정판(종이책)’을 격월로 받을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종이책 구독을 시작한 이후로 취미생활 2개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 뷰어에는 50권의 책을 담을 수 있다. 책 읽을 수 있는 기한은 한 달이고 기간이 지나면 다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내 뷰어에는 50권이 항상 꽉꽉 채워져 있다. 이로써 책 빌리고 안 읽기 완수. 두 번째는 책 사고 안 읽기. 종이책을 벌써 3권이나 받았는데 하나도 안 읽었다.
시원하게 방귀를 뀐 셈이다.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드는데 시원해서 좋다.
장점으로는 나만의 책장 만들기, 밑줄 그은 글 모아서 보기, 불 끄고 책 읽기, 누워서 책 읽기 등이 있다. 단점으로는 뷰어가 느릿느릿하고 무겁다. 밑줄 긋기가 잘 안될 때도 있고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갈 때도 있다.
밀리의 서재가 내 은밀한 취미생활을 하게끔 도와줬지만, 얼른 코로나 19가 종식돼서 종이책을 빌리고 싶다. 도서관에서 나는 책 냄새도 맡고 싶다. 연체료도 내고 싶다(연체료 내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못된 취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