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나는 아니잖아요.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다. 갑작스레 많아진 일들과 강아지도 쉽게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가 몸살을 불러왔다. 요즘 감기에 걸릴 일이 뭐가 있을까 했지만 되돌아보면 이유는 다 있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챙겨 먹지 않은 것, 그러면서 운동은 한 것, 계속 에어컨을 틀어 차가워진 실내 등이 내 몸을 약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고생했다. 그런 시간을 지나고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적어보려 한다.
요즘 들어 나는 상담을 받고 있다. 아직까진 상담에 대한 인식이 무거운 듯 하지만 마음이 낫기 위해선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엔 일이 많이 늘어나기도 하고 갖고 있던 다양한 고민 때문에 마음을 늘 앓아왔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에 상담을 매주 받고 있다. 지난주 상담은 내가 상담을 받던 기간 중 가장 상태가 나빴다. 그날 상담을 받으며 나는 이런 대화를 나눴다.
나:
"정말 쉬고 싶다고 느끼는데 일은 계속 밀리는 듯해서 쉬질 못하겠어요.
그런데 마음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듯해요."
상담사:
"상인 씨, 솔직한 말로 그 일들 하루 이틀 안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요?"
나:
"아뇨, 그렇진 않지만 이미 일이 밀려있는 게 눈에 훤히 보여요."
상담사:
"이미 상인 씨가 스스로 너무 지쳤다고 말하면서 왜 본인을 쉬게 하지 않아요?"
나:
"제가 지쳤다는 건 알겠지만 일이 쌓이기 때문에 쉴 순 없어요"
대화를 하면 할수록 내게 온전한 쉼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담사와 그럴 수 없단 내 말이 반복될 뿐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스스로 지쳤다고 느끼면 쉬면 되는 건데 그걸 못 쉬어서 힘들다고 하는 것이 말이다. 결국 전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쉬어야 한다고 느끼면 스스로 쉼을 허락해야 한다. 그런 틈을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일은 인생에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렇다고 일이 나인 듯 행동해선 안 된다. 일은 내 위에 있는 것이 아닌 수단이다. 일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지든 간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일에 파묻혀 지내느라 나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면 이 글을 읽고 나를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