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렵다고 해서, 내가 틀린 건 아니다.

잘 나가는 사람들 앞에서 흔들리던 마음에 대하여

by 이상인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참 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다. 브런치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도 글을 쓰지 못했다. 워낙에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져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쳐내기 바빴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드디어 여유가 조금 생겼다. 브런치에 들어와 이제껏 확인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되돌아보니 정말 모자란 글이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겐 인상 깊게 느껴졌다는 점이 브런치에 글을 처음 썼던 그날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던 차에 오늘 있었던 일을 겸해 글을 다시 적어보려 한다.


오늘은 친척들을 뵐 일이 있어 부모님과 같이 이른 아침부터 먼 곳으로 갔다 왔다. 저번 달에 있던 친척의 장례식이 끝나고 마무리 일정이 있는 날이었다. 그 일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친척들을 봤었다. 슬픈 일로 보게 된 것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얼굴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그 시간 동안 느낀 점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친척이란 존재는 사람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 그래도 가장 먼저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란 점이었다. 서슴없이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점 때문에 자주 볼 수는 없어도 막상 만나면 돈독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여전히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그럼에도 함께 일정을 잘 마무리했다. 이후 친척들과 모여 식사를 하며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간략히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일을 잘 마무리하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은 택배 사업을 크게 하신다. 배송하는 물량을 들으면 누구라도 입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버지는 그분이 택배사업이 힘들었던 처음부터 잘 되고 있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곁에서 봐왔다. 그렇기에 잘 돼서 다행이라고 진심을 다해 말씀하셨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고 난 뒤 다음에 만날을 기약하며 해어졌다.


오늘을 되돌아보며 든 생각은 이렇다. 난 사실 일이 잘 되고 있는 그분이 너무도 부러웠다. 내가 하는 일도 잘 돼서 하루빨리 부모님을 쉬게 하고 나 또한 내가 하는 일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난 지금 그분이 어렵다고 느끼던 시기에 속해있다. 상황이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정말 힘들기만 하다. 사람들 앞에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이 생각이 계속 마음에 걸려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운전을 하는 와중에도 내내 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날 지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누구나 어려웠던 시기가 있지만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자신과 비교를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과장을 보태자면 내 인생이 부정당한 느낌까지도 들 수 있을 듯하다. 내가 그런 감정을 깊이 느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이겨낸 사람들이 잘 된다. 말을 더하자면 이렇다. 그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해서 본인이 이뤄왔던 것들을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깎아내리기 시작하면 잘 될 것도 잘 되지 않으며, 오히려 내가 내 발목을 붙잡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순환에 빠진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은 분명히 하되,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말길 바란다. 내가 더 나아지기 위한 행동들로 나를 채우고 결국 잘 될 사람이라며 스스로를 격려해 주면 좋겠다.


올해가 벌써 다 지나갔다. 나는 한없이 아쉽기만 한 마음이 든다. 여러분은 어떤가. 부디 이 글이 올해도 고생한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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