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건드릴 수 없단 걸 아는 것만으로 바뀝니다.
요즘 들어 되어야 하는데 되지 않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 그런 순간들이 올 때마다 내 마음은 파도에 흔들리는 배처럼 출렁거렸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날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부담이 쌓이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살면서 힘든 순간은 늘 있었다.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주었지만, 정작 그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마음속에서 늘 폭풍이 몰아쳤다. 침대에 누워도 마음 편히 잠들 수 없는 밤이 이어졌다.
사실 이번이 살면서 가장 버티기 힘든 일처럼 느껴진다. 어떻게든 나를 살려보려고 마음을 비워보려 했고, 그러던 중 우연히 들은 말이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 주었다.
사람은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불안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많은 고통은 상황이나 결과를 내 뜻대로 만들 수 없다는 데서 시작된다고도 했다.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생각과 행동뿐이고, 그 외의 대부분은 내 손을 벗어난 영역이라는 말이었다.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내맡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 말을 듣는다고 해서 불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마음은 흔들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쉽지 않다. 다만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불안 속에 완전히 잠기는 대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조금은 구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해보려 한다. 할 수 있는 만큼은 끝까지 해보되, 그 이후의 일은 내가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않기로. 결과가 내 손을 떠난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대신, 다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돌아오기로.
아직도 불안한 날은 많다. 그래도 어디까지가 내 몫인지 조금 알게 된 것만으로, 마음속 파도는 예전보다 조금 덜 거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