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스토리 제작
너무나 오랫동안 크라우드 펀딩 가이드가 휴지기에 있었는데 간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네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크라우드 펀딩 가이드, 오늘부터는 조금 더 실전적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스토리 구성.
지금까지는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기까지 필요한 것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그 전 까지는 굳이 펀딩을 준비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필요한 제반사항들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는 몇가지의 잡기를 전달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오늘부터는 실제로 크라우드 펀딩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나름의 경험들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위해서라면 '생각보다' 중요한 스토리 제작,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촬영과 영상 촬영이 모두 끝나셨다면 이제는 스토리를 다듬고, 이를 토대로 펀딩을 어떻게 진행할지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앞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하게 거쳐야하는 과정들이며, 꽤나 많은 분들이 공통되게 겪을 수 밖에 없는 문턱이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것은 '크라우드 펀딩'이기에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고민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나와 같이 큰 불확실성을 안고 업을 시작하는 분들께 무척이나 유용한 플랫폼이다.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고객들을 만날 수 있으며, 얼마나 팔릴지 모르는 제품을 생산과 재고 비용을 안으면서 무리하게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창업을 생각하면서, 크라우드 펀딩 이외의 플랫폼은 애초에 고민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플랫폼을 무척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물론 별다른 준비와 고민 없이 프로젝트를 오픈하기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저절로 프로젝트를 알아보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고민해야할까.
펀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을 부르는 스토리'와 '마케팅'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남들로 하여금 제품을 사고싶도록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마케팅을 잘 하면 당연히 펀딩은 잘 될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쉬웠으면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펀딩을 이룰 수 있을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않다.
완벽한 해답이라는 것이 있을 수는 없지만, 원하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의 주제는 '공감을 부르는 스토리'이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어떤 과정을 거쳐 사람들로 하여금 펀딩에 참여하게 만드는지 그 대략적인 흐름을 짚어가면서 스토리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 것이다.
요즈음은 스토리텔링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에 대해서 반은 옳고 반은 그르다고 생각을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토리는 분명히 제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크라우드 펀딩의 속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일상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페이스북 혹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보는 배너를 통해서 제품을 접하게 된다. 구매 여부는 제품을 접하는 순간 3초 안에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매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제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별 관심이 없다. 그 제품의 가격대가 지불용의가 있는 한도 내에 있는지, 정말 나에게 필요한 제품인지 두가지 기준에 부합하면 판매자의 이야기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한들 말이다.
다른 제품들 사이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쉽게 눈에 띄어야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제품 옆으로 끌어당겨야 한다.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컨텐츠가 왜 범람하겠는가, 분명히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조금 다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내의 활성 유저들 중 상당수는 판매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그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인지에 관심이 있다. 그저 스팸 문자에 지나지 않을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그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가장 큰 매력이자, 다른 플랫폼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두달까지도 지속되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에 판매자는 구매자와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면서, 댓글을 통해서 구매자와 소통을 하면서, 혹은 문자와 전화를 통해서 다양한 사연을 주고 받으며 제품을 전달하기까지 그 관계는 지속된다.
나는 총 여섯번의 펀딩을 통해서 약 2,500분의 서포터들과 만났다. 한 번의 펀딩을 종료하고 제품을 전달할 때 까지 수 천 통의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는다. 귀찮게 여겨질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여러분의 제품을 알리고, 제품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전달하기에 너무나 좋은 시간이다. 같은 제품 하나를 받더라도 고객과 판매자 간에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다면 그를 통해서 팬층을 확대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하나의 프로젝트 속에 고스란히 녹아 여러분만의 이야기가 되고, 여러분의 정체성을 이루게 된다. 좋은 스토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고객들과 함께 써내려가는 펀딩의 자취, 그것이 진정 크라우드 펀딩만이 가지는 매력이자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해답은 이미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이외에 어떤 부분이 더해지면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목을 끌 수 있는 좋은 제품은 필수이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너무나 당연한, 기본적인 부분을 놓쳐서 다음을 기약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많이 보았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올라온 대다수의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괜찮은 제품들이다. 여러분은 그런 대다수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괜찮은 제품'들 사이에서 더 괜찮은 제품임을 증명해아 하고, 부각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좋은 제품이 필수적이다. 과연 내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정말로 사람들로 하여금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인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대에 과연 사람들은 지불 용의가 있을 것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펀딩은 가능성을 증명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여러분이 만들어낸 제품과 그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시험하는 자리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좋은 제품과 좋은 스토리를 갖추었다. 그렇다면 모든것이 완벽할까?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질문을 꺼냈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 하였지만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필수이다.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아서 자금력이 탄탄한 VC 혹은 익명의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였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자본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가진 것도 마땅히 없고, 이번에 실패하면 절벽으로 내몰릴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의 신참내기 소상공인일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명의 서포터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여러분의 펀딩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여러분의 업을 지속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팬이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시길 바란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토리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며, 그렇게 구성한 스토리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펀딩 플랫폼에서 보여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역시 여러분의 몫이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스토리를 작성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위의 두 사진은 국내 크라우드 펀딩을 대표하는 '텀블벅'과 '와디즈'의 스토리 작성 화면이다.
순서는 다르지만 그 틀은 동일하다. 목표 금액을 정하고 펀딩을 진행하는 메이커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가장 중요한 펀딩 스토리를 입힌 후 정산은 어떻게 할지 입력하면 펀딩을 위한 준비는 끝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펀딩 스토리를 작성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더 괜찮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지, 지금부터 간단하게 살펴보자.
그에 앞서 펀딩 스토리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에디터를 한 번 살펴보자. 와디즈와 텀블벅 모두 스토리 에디터의 기능이 시시각각 업데이트가 됩니다. 이것은 검색 최적화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것일수도 있고, 서버 부하를 줄이기 위한 나름의 대책일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미지보다는 텍스트의 비중이 높은 스토리가 좋은 가시성을 가지도록 에디터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말일 것 같아서 사진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체감이 될런지 모르겠다. 이미지가 상당히 깨져보인다. 해상도가 많이 떨어진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별로 티가 나지 않지만 PC 환경에서는 이미지의 선명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불과 작년 말 까지만 해도 위에 보이는 것 처럼 한 장의 페이지로 펀딩 페이지를 작업한 다음 이를 PNG 파일로 저장한 후 등분하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미지 파일로 된 펀딩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요즈음의 추세에서 이는 그리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보여진다.
상세 페이지를 만드는 방식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정식으로 판매할 때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페이지를 만들고는 있지만 이미지를 잘라내는 방법은 조금 달라졌다. 필요한 부분의 사진 한 컷 만을 오려내서 스토리 에디터에 업로드를 하고,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텍스트로 직접 서술하는 방식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이미지로 만들어서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펀딩 플랫폼에서 그와 같은 방식에 더이상 호의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역시 펀딩 페이지를 만들 때에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펀딩을 준비하는 메이커 입장에서는 조금 더 편해진 부분일수도 있다. 말로 풀어야 하는 부분들은 글로 쓴 다음 필요한 사진을 입히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스토리를 입히는 세부적인 방법이 조금 달라질수는 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진행한 펀딩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었던 펀딩을 예로 들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세번째 펀딩이었으며, 두번째로 만든 가방으로 진행을 했던 펀딩이다. 20일이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진행을 하였는데 (약 18일) 2,750만원 가량을 모금하였다. 펀딩 추이를 보았을 때 가장 이상적인 펀딩이었으며, 펀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다.
거창하게 말을 꺼냈지만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항상 펀딩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내 가방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 간단하게 이야기를 한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소구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이야기와, 제품이 탄생한 배경에 의외로 관심이 많다. 여러분의 제품이 어떤 우여곡절을 거쳐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를 진솔하게 전달하는 것은 여타 오픈마켓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귀찮은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크라우드 펀딩 안에서는 여러분의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되어준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조금 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진솔하게 풀어보자.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서 언제나 지키는 원칙이 있다. 기능적으로 차별화되는 부분은 언제나 세 가지이다. 그 이상이 될 경우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품의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였다면, 제품의 뛰어남을 드러내는데는 간결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사용하는데 주력하시길 바란다. 뛰어난 제품은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1141
예시로 든 위 펀딩의 링크이다. 지금은 그렇게 잘 다듬어진 페이지라고 생각이 되지는 않지만, 반면교사로라도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펀딩을 하는데 있어서 여러분의 가장 좋은 스승은, 잘 하고 있고 이미 잘 했던 수많은 프로젝트들이다. 되도록이면 많은 펀딩 프로젝트들을 살펴보고 여러분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유용한 스킬과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시길 바란다. 그런 사소한 발견들이 모여서 여러분의 펀딩을 더 큰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간만에 굉장히 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마침내 크라우드 펀딩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에는 크라우드 펀딩 준비를 마치고 점검해야 할 부분들,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의 시작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크라우드 펀딩 성공의 7할 이상은 다음 편에서 이야기할 부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더욱 많은 고민을 거쳐서 더 열심히 써보고자 한다.
다음 편은 시작 전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