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Feb 26. 2024

명함에서 회사 이름 빼기

빼는김에 직무랑 직함도 빼보자

명함에서 회사 이름하고 직무, 직함을 빼면 뭐가 남을까?

보통 이름하고 전화번호가 남는다.


하지만 이름과 전화번호는 나를 설명하지 못한다. '00회사 00팀 00담당 팀장'과 같은 회사에 편향적인 자기소개는 회사를 떠나는 순간 의미가 없게 되버린다.


그럼 회사에서 받는 명함 말고 내가 명함을 새로 하나 만든다면, 어떤 내용을 넣겠는가?


실제로 지워보자.

내 명함을 가져와서 회사 로고와 회사 메일 등을 지워봤다. 아래 사진이 그 결과물이다.

말로만 들었을 때랑 실제로 해봤을 때 오는 충격의 크기가 달랐다. 회사 없으면 나는 그냥 '시민 1'이구나. 한발 더 나아가서 직무까지 제거해보면 더욱 와닿게 알 수 있다.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을 잃는다면? 나라는 사람이 이 두가지를 잃으니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적이었다.


N잡이나 페르소나를 가지자는 말이 아니라, 초개인화가 코앞에 있는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를 설명할 길이 이렇게 적다면 이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나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직장인을 초월하여 하나의 생산적인 인간으로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해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와 충분히 합의가 된 상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주에 원티드에서 주최한 커리어 토크를 참여했다. 꾸준히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세상에 알리는 것, 이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아무리 포장을 잘 해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사실은 내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를 포장하기

내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아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게 잘 포장해서 사고싶게 만드는 과정인 것 같다. 당연히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빈 공갈빵은 문제가 되겠지만, 내실있게 쌓은 내 역량을 세상에 공개하는 과정은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사실 명함은 아주 많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선택지가 많다. 대표적인 디지털 빌딩으로 평가받는 블로그나 인스타, 유튜브 등 거대한 플랫폼의 힘을 우선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웹 개발자로서 개인 웹사이트를 적극 활용해보기로 했다. 요즘 새롭게 만들고 있는데, 뭘 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광고판부터 달았다. 내가 발행하는 모든 컨텐츠를 Integration하고 글쓰기, 독서, 웹 기술, 강의 방향으로 지속적 브랜딩을 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나 혼자 하는 회고나 피드가 나중에는 누군가를 도와주기도, 돈이 되기도 하겠지.


마치며

이 글의 제목은 이번에 커리어 토크에서 연사님이 질문주신 내용이다. 명함에서 회사 관련된 내용 다 빼보라고. 뭐가 남을 것 같냐며. 듣자마자 얼어붙었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명함 사진을 찍어서 회사 관련된 내용을 지워보니 체감이 훨씬 잘 되었다.


올해는 뭔가 손에 잡히는 해다. 뭘 해야할지 눈에 서서히 보인다. 나를 알리는 활동에 힘을 써볼거다. 내 웹사이트도 출시하고, 명함도 예쁘게 하나 파야지. 작은 강의도 하나 찍고 블로그 글도 정기발행해보려 한다. 이 질문 하나가 정말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일 잘하는 개발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