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Mar 29. 2024

2024년 1분기 회고

쓰다 써!

2024년의 1분기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머리가 지끈할 만큼 다양한 주제의 고민을 치열하게 했다. 고민의 결과가 좋든 나쁘든 지나가 버렸고 나는 그 안에서 좋은 점은 흡수하고 안 좋은 점은 뱉으면 될 일이다. 


이번 분기회고는 조금 더 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내가 만든 플랫폼에서 진행한 **주간 회고**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그나마 기록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것이지 지금 작성을 위해 다시 읽어보니 보강이 필요하다. 질문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꾸고 숫자를 넣을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회고는 조금 특별하게 태국 치앙마이에서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더 양질의 글이 나오는건 아니지만, 나를 짓누르던 조바심이 사라지긴 했다. 아무래도 좋다.


미루기

책 읽기(3권), 글쓰기(7건), 개발블로그(3건) 운동(안 함)

내 이번 분기 성적이다. 분기 내내 해야지 해야지 말만 해놓고 잘 안 하다 보니까 구체적인 숫자보다 안 좋은 감정만이 쌓였다. 


 특히 운동을 미룬 것이 가장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별에 별 이유를 다 가져다 붙인 것 같다. 내가 운동을 하면 효율이 안 나오는지 겉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삶에 생기가 돈다던가 하는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렇게 자기 효능감이 발생하지 않는 분야는 확실히 자주 미루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더 꾸준히, 더 깊게 파고들어야 이런 효능감을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 내가 모르는 영역이니까. 큰맘 먹고 PT를 받아봐야 하나. 고민상담을 좀 해봐야겠다. 


커리어


솔직히 길게 보면 아무 이상 없는데, 지금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면 음... 내 커리어 망했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전부 아둔한 한 초년생의 고민이겠지만 지금 불안한 건 감출 수가 없다. 불안한걸 안불안하다고 가면을 쓰기엔 스스로도 고통스럽고 가증스럽지 않은가. 


그것도 그럴 것이, 충격을 받았던 사건을 두 번이나 겪었다. 2차 면접에서 불합격을 두 번이나 맞아버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둘 다 붙었으면 했다. 회사 규모도 내가 원했던 수준이고 기술적으로나 도메인의 측면에서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회사들이었는데, 너무 좋은 타이밍에 2차 면접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나는 둘 중 하나도 얻지 못했다. 꼭 얻어내고 싶었는데. 


마음이 아프지만 한번 실패해 보니 무덤덤했다. 오케이 이건 실패했으니까 얼른 다음 거 준비하자 하고 훌훌 털어냈던 것 같다. 이 마음가짐은 꽤 도움이 된 것 같다. 첫 번째 실패 때는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그 주 주말을 다 버렸는데 두 번째 땐 그러지 않았다. 


자기계발


나는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퍼스널 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회사르 구하고 나오는 과정에서 위기감을 느꼈다. 회사이름과 직무를 지워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내 명함에 어떤 말을 써넣을 수 있을까? 


내 미루는 습관을 제어할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개인 브랜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퇴사


3월이 되어 퇴사했다. 애초에 기술이 달랐다는 점에서 사기취업이었지만, 그 안에서 잘해보려고 발버둥 쳤다. 내 직군 개발자들 다 나가고 있는 와중에 상황을 타계해 보려 정말 노력해 봤는데 결국 실무에서의 성과 이외에는 얻어낸 게 없었다. 좋은 동료들과 라포를 쌓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뚜렷한 성과도 보였다. 하지만 함께하진 못한 것이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알았다. 잘 맞으면 120% 시너지가, 맞지 않으면 80%씩 디버프가 발생한다. 동료와의 시너지도 중요하고 리더와의 궁합도 중요하지만 조직문화는 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요즘 읽고 있는 순서파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경험을 미리 해보니 책도 끄덕끄덕 하면서 읽게 되더라. 


많이 배웠으면 된 거지. 후회는 없다.


연애


연애를 마쳤다.


여기에 적긴 힘든 내용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마음도 아프고 미안하기도 하고. 술 한잔에 훌훌 털어버릴 만한 감정으로 임했던 것은 아니었으니 뭐.. 지금은 깨끗하게 비웠지만 이번 분기 회고에 빠지면 안 될 내용이라 넣어봤다. 



일을 안 하다 보니 돈의 총량은 당연하게도 무섭게 줄어드는 중이다. 그렇다고 내가 손 놓고 지냈던 건 아니다. 미약하게나마 들어오는 수익도 있고 생활비 지출도 크지 않은 사람이라 아주 무난하게 버티는 중이다. 


이번 분기에는 주간 리뷰에 무지출 데이를 셈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무지출 데이는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큰 도움은 주진 못하지만 모아놓고 보면 뿌듯함을 선사한다는 점을 배웠다. 1주일에 고정비(월세, 통신비 등등)를 제하고 지출을 했는가, 했다면 얼마나 했는가를 측정한다. 


새롭게 시작한 것


멘토링


멘토링은 꼭 해봐야지 하고 실행은 하지 못했던 활동이다. 비록 제안을 받아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굴러들어 온 기회를 갈팡질팡 안 하고 빠르게 쟁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메일 받고 그냥 짱박아뒀거나 


사람 모으기

트레바리 호준 1,3,4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활동을 주관했다. 사람을 모으는 활동은 필요에 의해 내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활동 중 하나다. 


준비가 부족했던 점이 마음에 걸린다. 어떤 진행도 없었고, 그냥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만 했다. 만약 다음에 이런 비슷한 자리가 생긴다면 다들 안 올 것 같다. 어찌 보면 엄청나게 좋은 기회를 한번 날린 것이기도 하고 발판 삼아 나아갈 수 있는 경험을 한 것이니까. 


독서모임


새로운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못 읽었던 책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점도 좋지만 이런 모임을 계속 주최한다는 점에서 더 마음에 든다. 지난 모임 때 들었던 피드백인 '모임장이 말을 너무 많이 한다'를 고쳐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첫 번째 모임을 나갔는데 인원도 적고 다들 처음이라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아서 내가 또다시 말을 많이 했다.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꽤 늘여놓았고 바뀐 게 없었다. 나도 당황스러웠던 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였던 것 같다. 마냥 듣고 싶은 파트도 있었는데, 모임의 주최자로서 물 흐르듯 진행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 내가 오디오를 채워야 하는 역할을 가졌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했는데 끝나고 보면 내 지분이 너무 높아서 이게 맞나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 달 모임 땐 좀 더 시스템의 측면으로 접근해 봐야겠다. 발제를 구성할 때나 진행함에 있어 장치를 만든다든가 해서 잘 흘러가도록 해보자. 


메모어 


회고모임을 다시 시작한다. 아직 시작은 안 했지만 결심하고 결제까지 했으니, 개인적으로 진행한 주간 회고도 12주 동안 착실히 했으니 이것도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멋진 사람들을 타산지석 삼아, 발판 삼아 함께 성장하고 싶다. 


새롭게 발견한 내 모습


미루기의 천재


나는 정말 일을 잘 미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운동과 독서 미루기를 보며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칼박을 해놔도 그 시간이 되면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안 하는 날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이 흐름을 타면 당장 상황이 괜찮고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아도 몇 주간 안 해왔으니까 이번주도 스킵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에게 복리로 작용하는 액션은 빨리 시작하는 게 좋고,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는 내 미루기 습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다음 분기 회고 때는 이 시스템을 한 주라도 사용해 보는 게 목표다. 


조바심


나는 조바심에 지배당하는 사람이다. 일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니 그 이외의 액션들에 셀프 디버프를 걸어버린다. 운동도 일 구하고 시작한다고 핑계 대고, 꾸준한 독서도 일 구하는데 사치라고 생각하고 버려뒀다. 그렇게 좋아하는 낮 산책도 공부한다고 하고 하지 않았다. 


근데 3개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하찮은 고민이었다. 그냥 했으면 되는데. 고작 그거 한다고 인생 안 달라지는데 말이다. 더 능동적이고 행동파가 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는 퓨쳐셀프다. 그 사람의 관점에서 내 한두 달 전은 너무 미련한 사람이었다. 쓸데없는 고민하지 말자. 


마무리


2024년 2분기 목표


2분기에 내가 부숴야 할 원씽은 이직이다. 만약 2분기에 다음 직장을 확정 짓지 못한다면 나는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돼버리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한다. 분명 많은 것들을 했지만, 사회가 규정하는 성공공식에서는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이 되는 게 맞긴 하다. 사활을 걸자.


개인 브랜딩을 위한 초석과 나태함 몰아내기 시스템을 2분기에는 완성한다. 2분기 회고를 적을 땐 이 시스템을 활용한 부분을 꼭 적을 것이다. 이 부분은 내 포트폴리오도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이직과 함께 병렬로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2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바로 이직 마무리를 6월 중에 하고 6월 중순에 누나 따라서 유럽과 남미여행을 하는 것이다. 


주체적으로 움직이려면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날카롭게 계획하고 바보처럼 실행하기!


총평


4주 차가 기억에 남는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다.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들이 막 터져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겹겹이 타격당해버렸다. 어떻게든 다 해냈지만 결과적으로 얻은 것도 잇고 잃은 것도 있다.


다음 분기에도 이렇게 기억에 남는 한 주가 생겼으면 좋겠다. 이번 분기, 굉장한 임팩트였다. 당연히 엄청 힘들었는데, 이렇게 얻은 게 많은 한 분기도 내 인생에서 찾기 힘들 것이다. 더 많이 배우고 나누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뭘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