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May 06. 2023

동기부여에 있어 감정의 역할

어쩌면 가장 주요한 축

 실리콘벨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의 3장에서는 팀원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기술합니다. 성과와 성장을 축으로 4분면을 그려서 유형을 분류하고요. 읽으면서 사람을 다루는 방식이나 분류에 대한 통찰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내용들이 굉장히 공감 가고 그 안에서 제 성향도 파악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축 하나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바로 당사자의 감정이에요. 우리는 사람들과 일하고, 사람들의 생산성에 꽤나 영향을 미치는 게 감정인데 이렇게 되면 관리자의 입장에서 꽤 중요한 지표로 관리해야 하거든요. 사람의 감정엔 두 가지 축만 존재한다고 볼 순 없으니, n+2개의 축으로 확장하면 꽤 알맞을 것 같습니다.


도태되는 자원

 개개인의 실력과 성장은 개인의 실력과 더불어 다양한 환경요인에 의해 평가받게 됩니다. 점점 개개인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기술은 진보하는데 대다수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볼 수 있으니까요. 즉,  우리는 소수를 제외하고 자연스럽게 도태됩니다. 시장의 피라미드는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입장에서나 조직의 입장에서나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쓸모를 만들어내야 하고, 조직 내에서의 신뢰와 조직력을 일정 수치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아무리 서로 관계가 원만하고 잡음 없는 고요한 조직이라도 공식적으로 한두 번 깨지기 시작한 관계는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 대화를 통해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여하곤 합니다. 장교시절에 소대원들도 실력이나 성향 문제로 비슷한 문제를 겪을 때면 면담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직무를 부여하거나 조직을 이동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해하기 쉬웠어요. 하지만 그저 레고블록처럼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는 것 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당장 도태된 자원으로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감정들과 이미 많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시간도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면 꽤나 다양한 감정이 차오를 것 같아요. 그냥 결이 조금 달랐을 뿐이었을 수 있는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작은 생각의 씨앗거대한 고목처럼 커버릴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물론 언제까지나 기다려줄 순 없지만, 함께 하기로 약속한 이상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때까지 세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장에 관하여

 커리어나 자기계발에 부푼 꿈을 안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라면 내가 도태된 미래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 보셨을 거라 생각해요. 신입 땐 이만큼, 대리급일 땐 이만큼... 어떤 기대치 이상을 상회하면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상상하시지 않나요? 다음과 같은 고민들을 하면서요.


- 지금 나는 잘하고 있나?

-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인가?

- 연봉은 내 전투력이라던데, 능력만큼 받고 있나? 

-...


 이런 생각들을 하며 살던 어느 날, 나는 물경력이 돼버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이런 생각할 새도 없이 물경력이 되어있을 수도 있고요. 저도 커리어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리하는 사람인지라 제가 미래에 물경력이 되어서 회사에서 나가줬으면 하는 존재가 된다면 엄청난 자괴혐오에 빠질 것 같아요.


 이에 대한 제 결론은, 언젠가 높은 확률로 온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세상은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변하고 아무리 공부하고 녹아들어 보려 하더라도 아랫세대의 기대치 혹은 그 이상밖에 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그 안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이며 쭉쭉 치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그럴 순 없으니 낮은 확률로 봐야겠죠?


 높은 확률로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하니 조금 암울하기도 하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