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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Feb 28. 2024

하루가 짧다

2024.2.27.

하루가 짧다. 점차 핵심을 찾아 집중하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늘면서 시간은 나날이 부족해진다.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조금 버거운 기분이 든다. 다시 또 줄일 것을 찾는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일단 시도하던 단계를 이제야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내가 자리 잡을 곳이 어딘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계속 생긴다. 다행히 모두 나에게 유리한 변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는 게 쉽진 않다. 내가 느끼는 시간 가치가 커지면서 빠르게 기회를 만들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나기한다. 불과 일주일 전과 지금도 차이가 크다고 느껴진다. 작은 단계 하나라도 넘은 것과 아닌 것은 전혀 다르다.


너무 예민해져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수익적 측면에서 생각하면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기준을 달리 바꾸니 또 느낌이 다르다. 그렇게 초조하고 예민해질 필요 없다. 당장 금전적 차이는 크지 않으니까 말이다. 상황에 따라 관점을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지러워진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을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시선을 계속 바꿔야겠다.


오늘 AI에게 내가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AI가 정의하고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글을 AI 판독기에 돌리니 인간이 쓴 글이 아니라고 나올 때가 정말 많다. 인간이 쓴 글로 인식하도록 교정해 주는 프로그램을 써서 고친 이상하고 어색한 글은 인간이 쓴 글이라고 나온다. AI 기준에 난 인간이 아닌걸까.


번역기를 통해 영문으로 바꾸면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영어를 기본으로 사용하니, 어차피 내 글이 AI에게 온전히 한국어로 읽힐 일은 없다. 영어라는 언어의 파워가 지금 이상으로 더 강해질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가 AI가 원하는 한국어를 구사하게 되거나 말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 그 편이 빠를지도 모른다.


챗 GPT가 세상에 나오고 인간 중심으로 언어를 쓰는 시대는 이제 종말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AI에게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서 글을 수없이 고쳐 보면서, 기계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간성은 정신적인 영역이었지만, 이젠 정신보다 살아있는 육체가 더 인간의 증거가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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