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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토록 멋진 휴식, 존 피치, 맥스 프렌젤 지음

2024.9.25.

by 이새벽

들어가는 글_한 번 배우면 평생 써먹는 휴식의 철학


설령 하루도 빠짐없이 전력 질주할 수 있을지라도 그래선 안 된다. 인간이 경험하는 멋진 일들은 대개 쉼과 성찰과 회복의 한복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휴식에 대한 인식의 전환


벌여놓은 대단한 일들을 완성하려면 근로 윤리만큼이나 강력한 쉼 윤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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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쉼 윤리는 그저 일을 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분주함이 종종 생산성의 반대임을 깨달으며, 숨 돌릴 시간과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분명한 경계를 세우고 더 자주 거절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모두가 아이디어가 싹트는 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타임오프


타임오프란 본질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의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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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삶에 분명한 경계를 세우는 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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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는 "당신의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가득 채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떼어놓은 시간"이며, 막힌 인생에 돌파구를 열어주는 인사이트 모먼트이다. 당신이 수고하고 몰입한 일들을 부화시켜 발현할 수 있도록 무의식의 영역에 두는 시간이기도 하다.


타임오프,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


사실 제대로만 하면 일도 타임오프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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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전문화된 업무는 인공지능이 더 잘할 것이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폭넓은 분야에 쏟는 관심사야말로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하는 최고의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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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근로 시간이 근로 윤리를 높이지 않는다. 그런다고 앞서가는 게 아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도 무익하다."


1장 인생의 밀도를 높이는 유일한 길


오늘날엔 중간에서 배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일에 온전히 몰입하거나 집중하는 법이 없다. 그들은 쉬는 동안에도 일로부터 온전한 거리 두기를 하지 못한다. 완전히 켜진 것도 아니고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닌 상태다.


이 상태의 문제점은 수고가 누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 특히 창조성이 요구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점점 더 많은 업무가 창의력을 요구한다. 단순반복의 공장 작업 시대는 거의 수명을 다했다).


1 아리스토텔레스_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일과 여가를 구분하는 결정적 차이는 '왜 하는가'란 질문으로 응축된다고 보았다. 일은 실용적인 목표와 목적이 있지만, 여가는 순전히 그 자체를 위해, 목적이 아닌 의미를 찾아서 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쉼을 여가로 여기지 않았다. 그의 정의에 의하면 쉼엔 늘 '무엇으로부터의 쉼인가?'란 질문이 따른다. 반면에 여가는 오로지 그 자체로 정의된다. 여가가 위계의 맨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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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공리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앎을 얻기 위해 학문을 추구했다". 쓸데없는 무언가는 쓸모 있는 것을 넘어서며 그 자체로 진정한 선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엔 '순수' 지식 근로자들 중에서도 이렇게 목적과 연관하지 않은 사고방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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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모름지기 필요하고 쓸모 있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고귀한 것을 더 염두에 두고 행해야 한다"라고 우리를 일깨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단지 더 많은 일을 위한 쉼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고귀한 여가로 우리의 일을 보완하자.


시간 1.0: 생산성이 왕이다


인류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일은 대체로 감독 없이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성과를 내는 한 어떻게든 원하는 방식대로 자신의 기술과 삶을 운용할 자유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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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위주의 시간관념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소가 준비가 될 때 젖을 짤 수 있었다. 배는 조류에 맞춰 띄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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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이 업무가 아니라 돈으로 환원되며 시간의 가치가 지배했다. 즉, 시간이 화폐가 되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것이 되었다. 요컨대 당신의 시간이 다른 누군가에게 대가를 받고 교환하거나 양도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시간은 더 이상 전적으로 당신에게 속한 것이 아닌 상품이 되었다.


2 카이로스와 크로노스_적게 일하고도 양질의 결과물을 내다


크로노스 시간에 집착하지 않고 타임오프를 할 때,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사하게 된다. 시간을 경험하는 다른 방식에 접근할 기회를 얻는다.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순간순간의 밀도에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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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만사의 타이밍을 통제할 순 없기에 크로노스에 집착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진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노동, 현대판 희생제사


자신의 존엄성과 가치를 일로 정의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직업을 싫어하는 묘한 상황에 갇힌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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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을 인격 형성의 도구로 본다면, 일을 싫어할수록 바람직한 것이다. 분주함, 스트레스, 과로는 자기를 불살라 올려드리는 현대판 희생제사가 되어버렸다.


당신의 시간을 소유한 사람들


1926년 헨리 포드가 주 5일 8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것이다(동시에 산업 표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급여를 대폭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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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는 성장하는 소비시장의 필수 요소다. 근로자들이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재를 사 쓰려면 충분한 자유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드는 여가에 집중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문화가 만개한 것처럼 현대에도 같은 이치가 통하리라고 믿었다. 더 많은 자유시간이 경제 부흥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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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약이 더 큰 혁신과 더 나은 방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어진 대로 꾸역꾸역 일하기보다 ‘어떻게’ 일할지를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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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단순 반복적인 노동에서도 분주함을 생산성과 동일시하는 것은 일정 수준까지만 통하는 이야기임을 알았다.


3 버트런드 러셀_우리는 지나치게 많이 일한다


현대인은 모든 일을 다른 목적을 위해 행한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를 목적으로 일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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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의 즐거움은 대체로 수동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 이렇게 된 것은 그들의 적극적인 에너지가 모조리 일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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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시간과 활력은 교육과 문화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시간 2.0: 분주함이 왕이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삶을 칭송한다. 스트레스와 번아웃과 바쁨에 시달리면서도 생산적이진 않다.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면 성취도 비례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가 계속 이 길로 간다면 과로사 당할 때까지 일하든지 로봇에 의해 대체되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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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고귀한 여가가 필요하다. 진정으로 생산적인 지식노동은 분주함이라는 차원에서 더 어려운 심사숙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타임오프를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 견실한 근로 윤리뿐 아니라 같은 무게감을 지닌 쉼 윤리가 있어야 한다. 훌륭한 지식노동의 토대는 단순반복적인 업무의 양이 아니라 숙련도와 품질이다.


4 아리아나 허핑턴_휴가와 타임오프는 동의어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대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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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이브 타임 thrive time은 앞과 뒤 양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즉 마감 일정을 맞추는 과정에서 고갈된 것을 회복하고 다음번 마감을 맞추는 데 필요한 자원을 스스로 충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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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이브 타임이란 마감 일정을 맞추고 제품을 출시하고 시간 외 주말 근무를 했을 때, 회복하고 재충전할 타임오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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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은 일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다. 스라이브 타임을 쓰는 것은 보상이 아닌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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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너무 거창하게 시작한다. 완전히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일거에 바꾸려고 마음먹거나 순전히 의지력으로 목표치에 도달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인간의 의지력에 관해 무지한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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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최소한의 유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작게 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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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습관을 만들려면 행동을 단순화해야 한다. 우스울 정도로 작은 행동으로 나누라. 작지만 좋은 행동은 실천하기가 쉽다. 그리고 빠르다.


스트레스와 번아웃에서 탈출하려면


밀레니얼 세대는 유독 번아웃을 많이 겪는 듯하다. 이는 우리가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직업과 결부시켜놓고 단기간에 연속된 성취를 쫓아다닌 탓도 있다. 한편으로는 한껏 치장한 소셜미디어 속 페르소나를 통해 접하는 타인의 성공을 자신의 성취와 비교하는 탓도 있다. 우리는 취미와 여가 시간조차 부업이나 사업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자주 느낀다. 안 그러면 왠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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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산성과 삶의 즐거움이 있는 문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단지 경제적 산출물이 아니라 훨씬 폭넓은 의미의 생산성을 추구하는 문화다. 창의적, 과학적, 영적, 인간적 성장이 가능한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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