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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Feb 19. 2024

역시 잠이 부족했나 보다

2024.2.18.

역시 잠이 부족했나 보다. 어제오늘, 꽤 긴 시간 낮잠을 잤다. 어제는 일어나서 약간 두통이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사라졌다. 그래도 오전 중에 꼭 하기로 한 일은 마치고 잘 수 있었다.


주말은 평일보다는 스케줄에 여유가 있는 편이라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카페에 가거나 공원에 가서 산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곧 저녁이라 관뒀다.


어제 그렇게 낮잠을 잤는데 오늘 또 낮잠을 자서 당황하긴 했지만, 그만큼 피곤했던 건가 싶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서 컨디션을 한결 좋아져서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책, 불렛저널, 텀블러, 노트북을 챙겨서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갔다.


매일 같은 강도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은 없다. 강제적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은 없지만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으로 일하게 된다. 일정 시간을 채운다고 해서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만큼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마음 편히 쉬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잘되기도 하지만 그게 나는 아니고, 앞으로 잘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도 내 것을 키워간다는 감각이 있기 때문인지 자발적으로 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아직 금전적인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 다닐 때보다 더 힘들기도 한데 그렇다고 월급 받으면서 직장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밑도 끝도 없이 너무 힘들다가 그래도 다시 직장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나니, 그거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도 버텨 보자, 활로를 찾아가 보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고민하고 시도해 보자고 조용히 다짐하게 된다. 열정과 에너지로 넘치지는 않지만, 내 나름대로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먼 미래를 위해서 사는 것도 아닌, 어느 중간 지점에 있다. 먼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고,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애매함 속에 있다.


그냥 내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객관적 기준에서는 한참 미달되지만, 지극히 나의 주관적 기준으로 채우는 삶은 힘들고 막막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순간 속에서도 예전에 비해 오히려 살만 하다고 느끼니, 나는 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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