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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에세이

by 인드라망



성인이 될 때까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모가 절대적으로 차지한다. 부모는 교사, 의사, 요리사의 역할을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생각, 지식, 전통, 윤리, 도덕을 교육시킨다. 세상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주고 사회화를 돕는다. 아이는 성장 초기에 부모를 따라서 가치관을 형성한다. 아이는 아빠와 엄마의 DNA를 물려받으며 유전적인 특질을 이어간다. 그래서 아이는 외모와 신체적 조건에서 부모를 닮는다. 아이는 부모의 생활방식을 따르고 관찰하며 무의식적인 습관마저도 부모의 것을 가진다. 이렇듯 부모는 자식에게 물려줌의 역할이 크다. 여기서 부모의 재산, 직업, 지위에 따라 아이가 커가는 환경은 가정마다 달라진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풍족하거나 그렇지 못한 생활을 이어간다. 아이들은 부모의 직업에서 직업 선택과 재능 발달에 영향을 받는다. 음악가나 미술가 집안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그 분야에 교양을 쌓을 가능성이 높다. 이 말들은 반대로 아이가 부모에게 비교적 좋지 못한 것들을 물려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다.




가정환경, 부모의 재산, 출신지역은 사회에서 차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종 사회 지표와 통계는 소득 불균형, 사회계층이동 가능성, 교육 불평등을 따질 때 부모의 영향이 크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돈 많은 부모의 자식들이 세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반대로 부의 되물림은 하위 계층에 해당하는 부모의 자식이라면 그것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하위 계층의 자식은 성공의 가망이 없는가? 고대, 중세 시대의 신분 사회와 현대 사회는 거의 다를 바가 없다고 염세주의자들은 말한다. 현대에서 좋은 부모의 전제는 자식이 사회 계층 상승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냐 아니냐의 여부로 귀결되는 듯하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돈을 많이 버는데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가 되는 듯하다. 순전히 사회 계층 이동에서 가능성을 따진다면 말이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잘 살기를 바랄 것이다. 자식이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가 높길 바란다.



돈 많이 버는 부모를 둔 아이가 도시에서 자라서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 이것이 궁극적으로 아이가 인생의 탄탄순로를 걷게 해주는 지름길 같은 것인가? 간단히 말해 제일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방법인가? 우리 자신을 이에 대입해보자. 우리는 오직 그렇게 자라야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태어난 사람은 최고로 행복하게 살고 죽어야만 하는 의무 의식을 가지는가? 우리는 개인이 가진 행복의 총량을 모르고 그걸 측정해서 비교할 방법도 없다. 우리는 태어나는 대로 살고 제 방식대로 지낸다. 나름 개인마다 행복을 느끼는 방법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그러니까 사는 방식이 다른 우리는 결국 자신의 역량으로 상황을 극복하면서 살아간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결정한다.




최상위 계층은 되물림보다 자수성가의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평탄하게 살고 어중간하게 성공한 사람보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정상으로 튀어 오른 사람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세상에 큰 혁신을 일으킨 이들이다. 끔찍한 환경에서 노력하고 버티다가 결국은 세상 사람들 앞에 혜성 같은 존재로 나타나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의 스토리에 우리는 감동한다.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그런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 덕분에 성공하지 않는다. 꿈과 목표만 바라보고 성실하게 살았던 사람들이다. 돈이 많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우리는 성공하는가? 라이트 형제는 부자가 아니었고 대학에서 공부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최초로 비행에 성공했다. 돈과 명예가 아니라 오직 인류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표에서였다.



학벌, 출신, 인종, 재산, 성별에 따른 차별은 적어지고 있다. 이런 차별은 개인적인 박탈감에서 그칠 뿐이지 목표달성에 장애물로 작용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세상은 나아지고 있다. 만약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해보자.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었는지. 아니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바뀔 수 있는 것에서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가정이 어떻든 상관없다. 돈이 많든 적든 사회 계층이 높든 낮든 도시에서 살든 시골에서 살든 말이다. 누구나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살면 해야 할 일이 나름 생기지 않는가? 책을 읽고 공부할 것이다. 현재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필요한 능력을 기를 것이다. 나는 누구든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노력하는 만큼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믿는다.



우리는 부모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그리고 부모가 된 우리는 무엇을 자식에게 물려주어야하는가? 부모는 비교적 낡은 사고방식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세상이 금방 바뀌니까 예전엔 당연했던 사실이 나중에는 틀린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한다.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알려줘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물려줘야 한다. 심리적인 안정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정서가 사람의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우리는 웃음을 되찾아야한다. 불행한 사회, 자살률이 높은 사회는 모두 가정의 균열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가정에서마저 버팀목이 없는 사람은 결국에 무너지고 만다. 집은 정서적인 안정을 회복하는 곳이다. 집에서 우리는 끈끈한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 끈끈한 유대는 끈끈한 관계에서 비롯된다. 대화를 하고 웃어주자. 들어주고 이해하자. 너무 힘들어서 웃음이 나지 않는다고? 밑바닥 생활이 불편하긴 하지만 나쁜 상황 그 자체는 아니다. 불편한 생활 속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감사한 것을 찾자.



옛날 얘기를 하는 것만큼 유대감을 고취시키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서부터 시작했다. 아빠는 사업을 바닥에서부터 시작했고 우리 가족은 불편한 생활을 몇 십 년 동안이나 이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잘 살고 있다. 옛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우리 소유의 집과 좋은 차가 있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지 사먹는다. 예전엔 그러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모여서 밥을 먹을 때면 옛날 얘기를 한다. 그 시절의 에피소드와 생활을 이야기 한다. 옛날이야기는 우리 가족만 이해한다. 여기서 소속감이 생긴다. 심리적인 안정이 형성된다. 그 시절이 끔찍했던지라 우리 가족은 절대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도 그때 생활은 나름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만의 스토리는 강력한 소속감을 만들어준다. 우리는 어릴 적에 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사회는 그렇게 유지되었고 국가 또한 그렇다.




부모는 아이에게 풍족함을 물려주어야 하는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야 좋은 부모인가? 부족한 부모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가? 우리는 늘 오늘의 고난을 깨고 다음 날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한다. 부모 때문에 자식 입장에선 힘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경험이 아닌가! 꼰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는가? 글쎄, 확실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성장한 사람은 그 자태부터 다르다. 부모가 자식을 힘들게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부모가 돈이 많든 적든 무슨 상관인가. 그냥 살자. 그리고 아이에게 삶의 지혜를 물려주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알려주자. 심리적인 안정을 만들어주자. 나는 나의 엄마 아빠가 자랑스럽다. 욕심이 없고 참고 노력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엄마 아빠 같은 부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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