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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속 사회주의

사회주의자의 실체와 소비에트 연방

by 인드라망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에서 콜랴 소트킨을 앞세워 사회주의자의 실체를 보여준다. 나이는 열 살 남짓이지만 머리가 굉장히 좋은 콜랴는 자신이 농민들(하층민들)에게 관심과 연민을 가지고 있다고 친구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러시아 사회에서 농민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존경의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면서.




하지만 콜랴는 친구와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자신의 말과 상반되는 태도를 보인다. 가게 주인에게 버릇없이 군다거나 늙은이에게 말장난을 치고 마을 사람들에게 예의 없이 구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사회주의자의 진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약자를 대변하는 체하지만 속내는 하층 계급을 무시한 것이다. 독실한 알료샤는 콜랴가 주장하는 사회주의에 대해 겉만 번지르르한 사상과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한다.





사회주의가 태동한 이유는 자본주의가 가진 문제 때문이었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고 못 가진 자들은 더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이는 틀렸음이 입증되었다. 경제의 발전은 하층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린다.) 약자들은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한다는 것이 사회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는 부자들이 악한 탓이기 때문이다.




그 시대 부자들은 악했을까? 기업가들은 우연히 자본가가 된 게 아니었다. 그들은 혁신가였고 파산할 위험부담을 짊어지면서 사업에 뛰어들고 투자했다. 자본주의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팽창한 건 앤드류 카네기, 헨리 포드와 같은 사업가들 덕분이었다. 부자들이 악덕할 거라는 편견과 달리 실제 사업가들은 신사적이었다. 반대로 하층민들은 게을렀으며 앞날이 나아지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을 고민하지 않았다. 대신에 부자들을 욕하며 증오심을 키웠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를 이용했다. 사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하층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사회주의자들은 '부자는 악하고 가난한 자는 선하다'라는 감정을 부추겼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콜랴 소트킨은 부자를 증오하고 하층민을 옹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콜랴의 속내는 농민들을 우습게 보고 무시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콜랴라는 인물로 사회주의자들이 가진 이면을 보여준 것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19세기에 사회주의를 경고하는 작품을 써냈지만 그가 죽은 후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일어났고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국가가 생겨났다. 제정 러시아 시절은 끔찍했지만 그렇다고 소비에트 연방 시대에 시민들의 삶이 더 나아진 건 아니었다.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은 애써 무시하며 살기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메이너드 케인스는 러시아 혁명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비록 이전 사회에 문제가 많았다고 할지라도 혁명 후의 러시아 사회가 더 좋을 거라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숙청 기간 동안에 러시아 고위급 간부들은 거짓과 날조로 처형되었다. 스탈린은 우크라이나에 대기근을 일으켜 약 6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을 굶겨 죽였다.(당시 우크라이나인들은 군인들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것을 두고 "스탈린 동지께서 이 사실을 알으셨으면!" 하고 빌었다고 한다. 사실 이를 명령한 건 스탈린이었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수용소 군도》에서 사상죄로 체포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백한다. 대부분은 이유 없이 붙잡힌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사회주의 사회는 억압, 규제, 통제 없이는 유지될 수 없음이 소련을 통해 입증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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