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2020년에서 22년 사이에 한국 정부는 작은 정부에서 큰 정부로 거듭났다. 북한이 쳐들어 온 것도 아니었고 국가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은 것도 아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확산 초기에 전 세계로 퍼진 바이러스의 정확한 정보를 사람들은 알 수 없었고 혹시 모를 치명적인 위험에 대비해 몸을 사리는 쪽으로 행동하기로 사람들은 결정했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가급적이면 줄이기로 했다.
그러다가 마스크를 강제로 써야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만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주의를 받거나 벌금을 내야했다.(이걸로 벌금 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도 없다.) 사람들은 이 법안에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예방을 위한 좋은 취지에서였으니까. 같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의심의 대상이었다. 그 시기에 한국은 확진자가 많았던 참이었다.
정부의 요구는 점점 늘어났다. 마스크 착용, 4인 이상 집합 금지, 통금 적용까지. 큰 반발은 없었다. 서로가 좋자고 한 것이었으니까. 많은 자영업자들이 큰 손해를 보았고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식당, 카페는 직격으로 규제를 당했다. 개인들이 어떤 손해를 봤던 정부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루 확진자 수와 백신 접종자 수만 정부는 관심 있으니까.
그러나 정부는 추가로 하나 더 요구했다. 백신 접종 권고였다. 코로나19 백신은 약 1년 만에 개발된 것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백신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보통 백신 개발은 평균 10년이 걸리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아직은 별 문제가 없지만 10년 20년이 지나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와 언론은 백신의 장점을 홍보했고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자랑스러운 표어 인양 내걸었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선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정부는 백신의 부작용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피해자들에겐 몇 백만 원을 쥐어주곤 끝이었다. 물론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정부는 백신 2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뭘 하지도 못하게 했다. 마트나 식료품점에 입장하지 못하게 했다. 몇몇 회사는 백신 미접종자들이 출근하지도 못하게 했다. 정부와 기업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도록 압박하기 시작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거의 힘들 지경까지 몰아붙였다.
정부의 방역은 처음에 성공인 듯싶었다. 외신에서 모범사례로 보도됐고 확진자 수는 세계 50위권 밖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에서 3명 중 1명은 코로나에 확진된 적이 있다. 총인구 5천 만임에도 총 확진자 수 약 2500만 명으로 세계 10위 안에 든다. 영국, 터키, 대만, 일본보다 수로도, 비율로도 많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방역은 실패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부는 많은 것을 통제했고 규제했고 금지했다. 그러나 통제, 규제, 금지는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효과적이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많은 힘을 주었으며 정부는 마음대로 많은 힘을 행사했다. 처음엔 마스크 다음엔 모임 그리고나선 통금, 백신까지. 정부는 여태 권력놀음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음엔 무엇을 또 요구할지 모른다. 그땐 아무 저항도 못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내주어야 할 것이다. 백신 의무화는 정부가 권력을 공고히 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밥을 먹다가 화장실에 가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마스크를 벗는다. 사람들이 안 보는 곳에선 밀폐된 공간일지라도 마스크를 벗는다. 각 학교에선 별 의미 없는 플라스틱 가림막을 아직도 설치해야 한다. 이것들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팬데믹 이후로 모임은 많이 사라지고 죽어버렸다. 사람들은 모임에 별 의욕이 없어지고 개인화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각자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는 의욕과 용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조심하고 염려해야 한다. 정부에게 많은 힘을 주었다가는 우리가 가진 많은 것들을 정부는 당연하다는 듯이 빼앗을 거라는 걸. 정부가 힘을 가지면 개인은 약해지고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진 '자유'가 크게 침범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