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기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구?
아… 살 빼야 되는데
이렇게 힘든데 왜 안 빠지지??
더 안 먹어야 하나?
만년 다이어트를 하는데 안 빠지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1. 이미 적정 몸무게이다.
2. 활동량이 부족하다.
3. 식사량 or 단백질을 적게 먹어서 힘들고 허기지니 단 것을 많이 먹는다.
4. "무조건 맛있는 거 먹어야 해!!" : 절식하면서 자극적인 인스턴트식품으로 순간적인 만족감(도파민)을 채우려고 한다.
5. 그러다 한 번씩 폭식이 터진다. 술 폭탄도 가끔 한다.
6. 다이어트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살찌는 체질이 되어 조금만 더 먹어도 바로 찐다.
7. 생활패턴이 불규칙하다. 특히 수면패턴이 불규칙하다.
8. 위의 원인들로 인해 호르몬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여성호르몬)
9. 40대에 들어서면서 노화로 인해 몸의 대사와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고, 근력이 저절로 손실된다.
이 모든 사례를 하나하나 다 들 수는 없어서, 이 중 하나의 사례만 들어보고자 한다. 아래의 식단 사례를 찬찬히 살펴보고, 위의 9가지 이유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 맞추는 연습을 해보자!
대체 왜 예전처럼 살이 안 빠지죠?
제가 다이어트를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 먹었으면 빠지는 것이 당연한데 도대체 왜 감량이 안되는 거죠?
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심각한 폭식증세가 없어도 고민베어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이런 분들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을 컨트롤해오다가 여태 해왔던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분들이다. 좀 찌면 다시 살을 빼기를 반복하면서 관리를 해왔는데, 이제는 다이어트를 해도 더 이상 예상대로 몸이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좀 더 긴 기간을 두고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칼로리로 수치화 한 데이터를 먼저 보자.
야식과 가끔의 과식이 보이고, 하루 섭취량도 일정하지 않고 편차가 크다. 그래도 총섭취량으로 보면 하루 평균 1700칼로리 정도 먹었으니 딱히 폭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양을 먹지는 않았다. 그러니 "왜 이 정도 먹었는데도 살이 안 빠지는 거죠??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해가 간다.
문제는 당이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하루 섭취량의 10% 정도로 먹는 것이 적절한데, 대부분 이를 훌쩍 넘어섰다. 대체 뭘 어떻게 먹었길래 당 비율이 저렇게 높은지, 배고파서 서럽도록 조금밖에 안 먹어서 힘들다고 하는데 칼로리는 만만치 않은지 식단을 자세히 살펴보자.
유색처리 된 곳은 모두 단당류를 섭취한 부분이다. 식후 사탕, 아이스크림, 과일, 과당음료를 먹었다. 간식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먹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식사마다 단당류를 같이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튀고, 필요한 양보다 남는 탄수화물과 포도당은 고스란히 저장된다.
그렇다면 이 식단의 첫 번째 문제는 3. 적게 먹고 힘드니 단 것을 많이 먹는다.이다. 왜 이렇게 힘들까? 식사도 꼬박꼬박 하는 것 같고, 한식으로 잘 챙겨 먹기도 한다. 그래도 힘이 드니 일하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사탕처럼 단 것을 입에 넣게 된다. 이렇게 먹는 것들은 심리적으로 뭔가를 먹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적게 먹는 것만 같다.
원인은 일주일의 관찰기간이 끝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 여성호르몬에 문제가 있었고, 그와 관련해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언급되었다.
여성호르몬은 환경호르몬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환경호르몬은 배달용기, 과자 등 편의점 식품이 든 비닐, 음료가 들어있는 PET용기, 농약, 화학조미료에서 주로 나온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공산품에서도 다 영향을 받지만,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 정도만 피해도 훌륭하다. 물론 농약과 식품포장용기를 피하려면 배달음식도,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식품은 먹을 수 없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알 수 있는 두 번째 원인은 7. 위의 원인들로 인해 호르몬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여성호르몬)이다.
여성호르몬을 정상화한 후, 어떻게 되었을까?
병원에서 관련한 치료를 받은 후 어떻게 되었을까? 이번에는 좀 더 보기 쉽게 그래프로 보자.
가로는 날짜, 세로는 하루섭취열량이다. 빨간 직선이 있는 부분인 15일 차에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처치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평균식사량이 두 번에 걸쳐 뚝뚝 떨어졌다. 식단을 살펴보면 식사량은 같은데 과일, 사탕, 과당음료 등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정해진 오후 간식시간에만 먹었다. 한 번씩 높게 올라간 수치는 회식에서 소맥을 7-9잔씩 먹어서 올라간 수치이다. (술자리를 빙자한 과식이라고 봐야 할까)
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서 좋아졌다고 해서 예전과 똑같이 배달음식, 레토르트, 가공식품을 먹는다면 호르몬은 다시 이상이 생긴다. 몸은 환경호르몬을 여성호르몬이라고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므로, 배달음식과 가공식품을 먹기 시작하면 또다시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문제는 객관적으로 원인을 파악하려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상황에 질질 끌려다니면서 쳇바퀴를 도는 것이다. ‘왜 안 빠지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의지가 약해서라고만 정의하고 더 절식하려고 들수록 점점 섭식장애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물론 모든 원인을 명확하게 여기에서 제시해 줄 수는 없다.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므로, 각 개인의 생활패턴과 식단을 하나하나 꿰어 맞춰 보아야만 한다. 위의 9가지 원인 외에 또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고, 9가지 원인 중 몇 가지가 어떻게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서도 판단은 달라진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오랜 시간 내 몸을 관찰하고 인과관계를 분석한다면 가능하며, 고민베어의 심리검사를 통해서도 파악이 가능하다.
단, 스스로 오랫동안 관찰 및 연구를 한다면 그 과정에서 변화의 동기가 생기지만, 의지 없이 단순히 호기심만 가지고서 심리검사만 받아 들었을 때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장 가공식품과 배달음식을 끊으라고 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말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대체 뭐 먹고살아요??!!
사실 슬픈 현실이다. 가공식품이 당연한 시대이기 때문에 돌아오는 질문이다. 코로나 전 배달어플이 이렇게 활성화되기 전, 편의점 식품이 이렇게 발달하기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많은 가공식품을 먹고살지는 않았다. 익숙해져 버린 환경에서 눈을 돌리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금의 3040은 부모보다 빨리 늙는 첫 세대가 될 거예요."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것과 비슷해요.
당장은 마라탕과 탕후루를 즐기고 있지만, 그건 100년 동안 써야 하는
나의 신체 기능, 인지 기능을 끌어다 쓰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더군요. 대사metabolism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해결하고 싶다는 사명이 생겼습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시거나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먹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저속노화) 음식은 너나 절간에서 먹어라’하고 악플을 달기도 하십니다.
전 그런 분들이 가속노화 음식을 많이 드셔서 화가 많은 거라고 생각해요.”
-저속노화를 연구하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의 인터뷰 중
다음 글에서는 식단분석의 세번째 사례, 10년 동안 반복해 온 폭토를 단번에 끊어낼 수 있었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