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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베어 이소연 Sep 04. 2024

한양사이버대학원 상담임상심리를 졸업하며

공부하면 돈줄 생겨?


교수님이 개그를 치셔서 킬킬대며 내려 옴. 아이 씐나 끝났다. 존엄하신 교수님들의 개그는 오프라인에서만 맛볼 수 있다.


한사대(학원) 후기가 없는 이유

한양사이버대학원 석사 상담 및 임상심리를 졸업했다. 입학할 때도 한사대 관련 정보는 거의 없어서 (광고뿐) 입학 후기를 썼고, 꾸준히 유입이 많았는데 아직도 시즌이 되면 유입률이 폭발하는 것으로 봐서는 여전히 관련 정보가 없는 것 같다. 졸업생들이 그토록 많은데 왜 한사대 관련 정보글은 없을까? 이유는 두 가지다.


1. 사이버 대학원이라 창피해서

2. 기존 학력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나서 창피해서

3. 석사만 알리고 싶지 사이버라는 것은 알리고 싶지 않아서 (창피해서)

4. 상담하는 사람들은 노출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사이버대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놓고 정보를 게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심지어 졸업식도 졸업생의 1/10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럼 나는 안 창피해서 이 글을 쓰는 걸까?




개인적으로, 앞으로는 한사대가 성장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 벌써 올해 특수대학원에서 일반대학원으로 바뀌어 신설되었고, 박사학위도 개설했다. 갈수록 출생률은 낮아지고 학교 들어갈 애들은 없고 (우리 둘째 출생 인구로 따지면 100% 인서울이라고 한다. 지방대는 다 사라진다고) 그러니 대학들은 경제력을 가진 성인들에게 눈을 돌린다. 일반대학원에서 연구실 당 티오가 3-4명밖에 되지 않는데, 사이버대학원에는 상담심리 한 과에 100명씩 받는다. 수요도 공급도 폭발적이다. 대학도 엄연히 사업이다. 돈이 되는 곳에다 더 많이 투자한다.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은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연구건수가 많아지며 연구의 질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물론 스카이서성한과 카이스트 포항대가 최고다. 하지만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돈이 많다는 것은 성장의 기회가 크다는 뜻이고, 앞으로 더 돈을 잘 벌 것 같으니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사회적 시선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반 대학교나 대학원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집단이 되지 않을까 한다. 특히 한사대에서 제일 사이즈가 큰 상담 및 임상심리는 딱히 생계를 위해서 오는 사람보다는, 자아실현과 취미생활을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야말로 만만하고 뒤끝 책임 안 져도 되는 훌륭한 고객이다. 취업으로 연계시킬 필요도 없고, 등록금도 꼬박꼬박 잘 낸다. 대학원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이 바로 입학해 놓고 중도하차해서 등록금 안 내는 사람들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자아실현이 대세


사이버대학원에는 생각보다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만나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사람들이 왜 여기 있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바빠서 학교를 갈 시간은 없지만 공부가 하고 싶고, 자아실현이 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 모인 곳이 사이버대학원이고, 경제력도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줘야 등록금에 대한 별생각 없이 다닐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원래 공부가 업이었거나 좋아하던 사람들, 그래서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당장 생활비도 없는데 돈도 안 되는 상담을 수천만 원 써가며 몇 년 동안 공부해서 생계형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면 현실검증력에 대한 상담을 좀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나네? 쥐어짜서 하는 생계형 공부. 상담 좀 받아야 할 듯)


그런 관점에서 한사대는 타깃분석을 잘했고, 타깃에 맞는 적절한 커리큘럼을 잘 구성했다. 일반 대학원이나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술적이고 임상적인 지식들은 사실상 사이버대학원에서 전달하기는 참 쉽지 않다. (물론 그 방식을 고수하셔서 오프라인 수업을 가야 하는 수업의 교수님들도 계신다. 열정짱짱맨이다) 


나는 임상과 연구실에서 몇 년을 있었고, 그곳에서 미국 학사도 따고 트레이닝도 받으면서 지독하게 공부했고, 이 경험이 지금의 내 심리학적인 기초와 사업력을 만들어주었다. 다만 경제적인 이유로(오 가난이여) 석사학위를 따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단지 학위가 필요했을 뿐이고, 그래서 사이버대 조기졸업을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고 나니 또 다른 관점에서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사이버대학원에서는 사실상 현장경험은 어렵다. 상대적으로 혼자 책 보고 영상 보고 공부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그러므로 커리큘럼 자체를 '자기 분석'으로 잡은 듯하다. 한사대 상담심리 석사에서는 끊임없이 자기 분석과 자기 성찰을 유도한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아, 나는 상담할 사람이 아니구나.
자아실현을 위한 취미 정도로 끝내야겠다'

참 영민한 커리큘럼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성찰을 통해 자아실현은 이루도록 해주면서, 현실을 자각하게끔 하여 현장으로 투입되는 인력은 필터링한다


재학하는 동안 하루종일 습관적으로 강의영상을 귀에 꽂고 있었고, 최소 두 번 이상 돌려보면서 오프라인 강의를 대학에서 들을 때보다 오히려 깊이 학습할 수 있었다. 같은 내용이지만 다르게 들렸던 것은 나이가 들어서 받아들이는 폭이 넓어졌을 수도 있다. 스무 살짜리가 심리학공부를 한다고 해서 뭘 얼마나 알겠는가. 이론만 알지 인생은 모른다. 


또 방대한 양의 보고서와 리포트를 적어도 2주에 한 번 꼴로 썼고, 그것을 위해서 자료도 참 많이 읽었으며, 동시에 콘텐츠를 만드는 재료들이 되었다. 졸업하면서 은근히 '그럼 이제 어디에서 콘텐츠 영감과 소스를 얻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문제들이 현장에서 넘쳐나므로 공부할 의지만 있다면 뭐...)


무엇보다 나에 대해 더욱 깊이 성찰하며, 가족과의 관계 또한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 그러니, 일차적으로 한사대 임상 및 상담심리 석사과정의 성과는 '자기 성찰'이자 '자아실현'이었다.


궁극적인 자아실현은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져야 이루어진다. 이렇게 고작 이년 반 공부한 것으로 사회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저력은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수련과 슈퍼비전의 제도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당연해 보이지만, 생계를 위해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고난의 길이다. 그러니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계형 직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자아실현을 목표로도 공부할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세상은 넓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도 많고, 그래서 '그냥' 공부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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