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출구는
정신과에서 근무도 했지만, 입덧약 1/3만 먹어도 시체가 되는 나는 사실상 약 선택권이 없었다.
그래서 약 없이 도파민을 조절하는 방법을 십수 년 동안 직접 시행착오로 체계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방법을 ‘알아도’ 실행이 안 된다는 것.
ADHD 뇌는 즉각적인 보상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두 번째 출구가 있다.
첫 번째 출구는 오후 4시 간식 루틴이었다. 그리고 작은 선물과 같은 '먹고 싶은 것'으로 매일 같은 시간을 채운다. 금지감은 폭주를 만든다. 허용감이 있어야 뇌가 안정되고, 조절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치트키다.
실제로 내담자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당연한 과정이기도 하고.
예를 들어, 오늘 저녁에 소맥을 신나게 말아먹고 야식까지 기름진 걸로 한껏 달렸다고 치자. 도파민 완전 폭주 상태다.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
“급찐급빠 해야지! 내일 점심까지 굶고 운동도 하고 오후에 조금만 먹자”
하지만 그건 도파민·혈당을 다시 폭주시키는 지름길이다.
오히려 더 찌고, 루틴은 완전히 망가진다.
우리가 하는 건 ‘절제’가 아니다.
우리는 음식으로 몸에게 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호르몬을 안정시키고, 통제감을 회복시키고, 신경계를 조율하는 신호
이 신호가 끊기지 않도록, 폭주한 다음 날에도 규칙 속에서 먹어야 한다. 물론 속이 미식거릴 수 있다. 평소 양만큼 먹으라는 뜻은 아니다. “신호가 갈 만큼”만 먹으면 된다. 이 루틴이 지나치게 어렵고, 주 1회 이상 반복적으로 무너진다?
그건 혼자 조절하기 힘든 상태일 수 있다. 그 시점에서는 1:1 피드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