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조종하기
6) 오후 4시, 혈당과 도파민이 동시에 바닥나는 시간
오후 4시는 ADHD에게 가장 위험한 시간대다. 혈당도 떨어지고, 도파민도 같이 바닥을 찍는다. 머리는 멍해지고, 집중은 끊기고, 이유 없이 단 게 미친 듯이 당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이러다 또 군것질하면 안 되는데”, “참아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한다.
초콜릿을 먹는다.
다만 아무 초콜릿은 아니다. 70% 이상, 가능하면 무설탕. 나는 아예 만들어 먹는다. (레시피는 나중에 따로 풀어보려한다.)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간식을 선택해도 괜찮다. 대신 알룰로스나 스테비아처럼 혈당을 크게 흔들지 않는 방향으로 고른다. 이때 혈당조절 음료(빠빠입)를 같이 먹으면 포만감과 만족도가 확실히 올라간다.
그리고 이 시간대에 테아닌을 함께 먹으면 오전 내내 과몰입하느라 긴장돼 있던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몸은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 나의 경우에는 목 뒤쪽에서 피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이 이야기도 언젠가 따로...)
중요한 건 이 시간대에 억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한 번 정리해 주는 것이다. 그래야 저녁이 업무의 연장이 아닌, 휴식모드의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 아이 정서에도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7) 저녁식사 (7시 전까지 끝냄)
저녁은 점심과 크게 다르지 않게 먹는 게 가장 안정적이다. 소화 잘되는 한식 위주로, 과하지 않게, 하지만 비우지도 않게. 탄수가 당긴다면 차라리 저녁에 먹는 게 낫다. 이 시간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중력을 끌어올릴 필요도 없고, 버틸 이유도 없다. 저녁은 오히려 몸과 뇌를 다음 날로 넘겨주는 시간이다. 저녁에 탄수 먹으면 살찐다고? 낮에 반밖에 안 먹었으니 총량은 괜찮다. 매일 먹는 게 아니라 '당기는 날만' 충분히 먹어주는 거다. 사실 낮에 단백질과 지방 충분히 공급해주면 저녁에 탄수 그다지 당기지 않는다.
식사 후에는 이노시톨과 유산균(또는 낙산균)을 챙긴다. 소화를 완벽하게 시켜야 노폐물과 살로 축적되지 않는다. 먹고 바로 눕지말고 저녁루틴 활발하게 한다.
야식은 옵션에서 빼는 게 좋다. 정 먹고 싶다면 두 달에 한 번 정도.
야식을 먹는 날은 다음 날 아침 운동은 사실상 끝이라고 보면 된다.
야식 안 먹고 지내다 보면 왜 그동안 몸이 그렇게 불편했는지 확실히 알게 된다.
8) 자기 전
카페인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신경계와 뼈가 쉽게 예민해지므로 MSM은 꼭 챙기고 있다. 너무 긴장한 날은 마그네슘도 추가한다. 나는 예민한 편이라 마그네슘을 처음 먹었을 때는 자다가 몸이 고무처럼 쭉 늘어나는 느낌이 들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완벽한 방법이나 정답이 아니다.
이걸 내 몸에 맞게 조정하면서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게 진짜 핵심이다.
한 번 이 효율을 경험하고 나면 루틴이 깨지는 걸 정말 싫어하게 된다. 하루만 흐트러져도 그 여파가 일주일을 간다는 걸 몸이 먼저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바쁜 날에도 밥 시간을 지키려고 도시락 싸고,별짓을 다 한다.
밥,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인생의 절반은 밥이고, 나머지 절반은 잠이다. 이 두 가지는 절대 대충 다루어서는 안 된다.
나는 ADHD가 잘만 다루면 오히려 훨씬 기능적인 뇌라고 생각한다. 필요할 때만 로켓처럼 집중할 수 있는 뇌다. 어릴 때 나는 내가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존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