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계륵이로다
사람을 더 써야 할까 물량을 제한해야 할까?
오래된 고민이다.
물가가 폭등하기 이전부터, 인건비가 시급 6000원이었던 2016년부터 이 고민은 계속되어왔다. 내년엔 시급이 만원에 육박한다. 물가는 올해 5-6% 인상되었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1년에 2% 상승률이 안정적이라고 보는데,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1인 자영업자에게는, 상품의 원가가 최소 10% 상승했다는 뜻이다. (재료비 5%+인건비 5% 상승. 내년에 또 인건비가 5% 오른다. 임대료와 세금 등은 예측불가능하게 오르니 또 열외로 고려해야 한다.) 판매가를 올리지 않았으니 수익이 줄어들었다. (내년에는 필히 올려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익이 17% 이상 줄어들 것이므로) 하지만 경쟁사가 너무나도 많으므로 공식대로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 안 그래도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있는데 지갑은 더 안 열릴 테니까. 수익이 줄어든 채로 못 버티면 문 닫을 수밖에.
숫자가 이것저것 나오면 읽기 귀찮아지니까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보겠다. 쿠키 하나에 38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작년에 순수익이 30% 남도록 가격 책정을 한 것이라고 하자. 쿠키 하나 팔면 1100원 정도 남는다. 쿠키는 올해도 여전히 3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인건비와 원가상승률을 적용하면 순수익은 약 21%(800원)로 줄어들었다.
한 달에 1600개가량 판매하면 (한 사람이 한 달에 작업할 수 있는 최대치다) 인건비 제외하고 월 순수익이 100만 원 정도 된다. 사장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모든 것을 다 하는 1인 자영업자의 경우, 사장은 본인 급여 200여만 원 + 순수익 100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런데 이게 아주 인기가 많아 살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하자.
그게 그렇지가 않다.
1600개 팔다 3200개 판매하려면 광고비가 2배 이상 들어간다. (사실상 광고비는 예측 불가능하다. 10배가 될 수도 있다.) 인건비 또한 월급만 나가는 것이 아니므로, (간식비 식비 상여금 사용물품비용 등등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돈을 써야 하는 상황들이 많다.) 직원 관리 추가 비용이 든다. 한 번에 두 배의 쿠키를 작업하려면 오븐, 반죽기 등 투자비용이 또 깔린다. 직원 고용 초기에는 교육시간이 들어가야 하므로 몇 달간은 사장 노동량*2로 작업물량이 나오지 않는다. 교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술자를 고용하면 급여가 2배 이상이다. (바리스타나 셰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두세 달 후부터 순수익이 나고, 아무리 유연하게 잡아도 추가 수익은 50만 원 이하가 된다. 그런데 만에 하나 2800개를 못 파는 상황이 온다면? 인기가 좋다고 생각해서 더 많이 팔아보자 했는데 실질적인 시장의 수요가 두 배에 못 미쳤다면? 추가 투자 후, 실질적인 수익을 얻기도 전에 시간이 지나버려 쿠키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다면?
그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추가 수익을 늘려야 하니까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직원 고용과 광고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판매가에 얹고, 물량도 더 늘려야 하므로 컬리나 오아시스 같은 커머스에도 넣으면 수수료가 40%니까……
에휴, 일 더 벌이지 말자.
이쯤 되면 직원 고용은 안 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이 나온다. 영세업자가 하는 이야기다. 물가가 미친 듯이 상승하는 22년 말 한국에서 장사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내린 결론이다. 내년에 최악의 경제난이 온다고 하는데, 투자비용 늘렸다가 투자비조차 못 뽑고 빚만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페와 식당들이 무인 키오스크 및 서빙로봇으로 눈을 돌린다. 약 천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기계를 들여두면 연 2600만 원(4대 보험료 포함)에 퇴직금까지 줘야 하는 직원보다 문제도 덜 생기고 24시간 휴식시간 없이 돌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는 고용이 줄고 그러면 소비는 더 줄고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어진다.)
초기 자본이 크거나, 물량을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기술이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프랜차이즈로의 확장을 생각한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지겠다. 하지만 1인 자영업자가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결론은 위와 같다.
어휴, 힘들어서 도저히 혼자 다 못하겠다.
놀랍게도, 영세업자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는 보통 이럴 때다. 한 명 추가 고용 시 드는 비용과 수익에 대한 철저한 계산 없이, 힘든 건 ‘많이 팔려서’니까 사람을 쓴다. 수익으로 계산하지 않고 ‘이렇게까지 많이 일하고 힘든 것은 잘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더 많이 만들어서 팔면 되지 뭐!
남들도 다 사람 쓰는데.
7-8년 전만 해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말이 됐다. 물가도 임금도 지금 같지 않았으니까.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벌었다. 지금은 물가도 임금도 앞뒤가 맞지 않는 시대다. 일본처럼 되어간다고 학자들이 그토록 외치지 않는가. 경기침체,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 시장 붕괴…… 열리지 않는 지갑을 향해 소상공인들은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치열하게 일할 수록 빚이 늘어간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결국 새로 등장하는, 신선한 자본을 가진 새로운 창업자들에게 또 밀리고, 끝없이 도미도가 쓰러진다. 언젠간 모두 일어나지 못할.
부디,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할 때는 계산기를 먼저 두드려보자. 소상공인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가 함께 살아야 나도 존재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