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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랑씨 Apr 16. 2020

2016 S/S Saint Laurent 패션쇼 분석

캘리포니아 해변에 잠들어 있던 보석

현재와 과거,  멋대로 고른 패션쇼 #1



앞으로 나의 사심을 가득 담아 기억 너머에 잠들어 있던 쇼들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Chapter 1. 2016 s/s Saint Laurent pour Homme.




2016년 s/s시즌에서 에디 슬리먼은 이전 시즌과는 조금 다른, 편안해 보이지만 락 시크가 묻어나 오는 룩을 선보였다.

쇼를 보고 있자면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커트 코베인이 저절로 떠오른다.


하와이안 셔츠와 팜 비치 프린팅 아우터는 직접적으로 해질녘 노을의 캘리포니아 해변을 떠오르게 한다. 이번 시즌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잘 설명해낸 대표적인 룩이다.




길게 늘여 빼입은 색색의 플란넬 셔츠, 몸에 알맞게 흘러내리는 아우터, 이전보다는 살짝 여유로 워진 스키니진과 서프 스니커즈 그리고 보헤미안 감성이 가득 담긴 스카프는 여유로운 해변가의 감성을 잘 담고 있다.



16s/s 대표적인 서프 선글라스, 패치워크가 들어간 라이더 쟈켓, 프린팅이 들어간 공룡, 장미 카디 건은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 2016 s/s Saint Laurent 쇼 리뷰


서프를 테마로 한 이번 시즌 쇼의 느낌은 정말 여유로웠다. SWMRS(Swimmers)의 Like Harry Dean이 울려 퍼지며 무대를 채웠으며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캘리포니아 해변을 떠오르게 끔 하는 미쟝센이었다.

또한 평소 에디 슬리먼이 보여주었던 40mm 부츠들이 아닌 카프 소재의 서프 스니커즈를 선보임으로써 날 선 시크함 보다는 해변에서 기타를 치며 놀고 있는 자유로운 락스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블랙 라이더 쟈켓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스카쟌을 통하여 신선한 느낌을 선사해주었고 컬러뿐만 아니라 소재 또한 실크 소재를 사용하여 신선함과 여유로운 느낌을 더했다.
보통 에디 시즌의 생로랑은 극악무도하게 슬림한 스키니진이 유명한데 이번 시즌은 살짝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이 또한 서프 테마에 맞춘 여유로운 핏 감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이번 시즌의 트레이드마크는 스니커즈와 선글라스라고 말할 수 있다.

흰색 톤으로 통일된 서프 스니커즈와 선글라스는 다양한 색이 들어간 옷들과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 마스터피스라고 생각이 든다.

Saint Laurent의 수많은 시즌을 통틀어 16 ss만큼 여유로웠던 쇼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너


내가 에디 슬리먼의 광팬이자 추종자여서 일지 몰라도 그의 쇼를 보고 있으면 항상 경이롭다.

변하지 않는 그의 락 사랑이 쇼에 너무 잘 담겨져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조차 자연스레 “그가 이번엔 어떤 락 음악을 사용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게 된다.

패션쇼가 끝나면 무언가에 이끌린 듯 쇼에 나왔던 음악들을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가 선정한 락 음악은 항상 매력적이다.
그의 락 사랑은 음악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델들만 보아도 한눈에 락스타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아마 모델들을 뽑을 때 락커의 대표적인 이미지에 맞는 장발에 삐쩍 마른 모델을 기준에 두고 선발하는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 덕분에 우리는 그의 락을 좀 더 재미있게, 집중 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에디 슬리먼은 항상 락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무대를 조종한다. 그렇기에 에디의 추종자 가 아닌 사람들의 눈에는 항상 비슷비슷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역시 전체적인 큰 틀은 변함이 없었지만 서프, 캘리포니아 해변이라는 테마의 변경을 통해 디테일한 부분을 바꿔 나갔다.

그는 항상 이렇게 조그마한 디테일에 신경 쓰는 사람이다. 1cm의 굽 높이 변화에 큰 의미를 두고 세심하게 살피는 사람이기에 우리는 그에게 열광하고 박수 친다.


이런 작지만 쇼 전체를 바꾸는 변화는 우리가 매년 그의 쇼를 기다리게 되는 합당한 이유가 된다.


에디 슬리먼은 매번 우리에게 “다음은 무슨 사탕을 줄까?”라고 놀리는 어른 같았으며, 우리는 사 탕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매 시즌을 기다려 왔다.


 이상은 기다려도 가질  없는 사탕이지만, 그의 발자취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 안에 달콤하게 남아있다.




사진출처 vogue.fr

글 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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