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FW Thom Browne 패션쇼 분석

톰 브라운의 동화책

by 로랑씨

대홍수를 피하기 위한 노아의 방주에서 내린 기린, 사슴, 토끼, 코끼리 등 동물들이 문을 열며 새로운 세상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톰 브라운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스트라이프 재킷과 스트라이프 스커트로 통일감을 주었으며 아가일 패턴의 삭스는 통통 튀는 귀여움을 더해주었다. 톰 브라운의 상징 컬러인 레드 화이트 블루를 사용해 오프닝을 열었다.




전체적으로 해리스 트위드를 사용한 룩들은 편안함과 따뜻함을 준다. 가디건을 목도리처럼 연출하였으며 늘어트려 재봉한 자켓과 다양한 원단들의 만남은 해체적인 재미를 보여준다.



패치워크가 붙은 자켓들과 코트들은 빈티지스러움을 주며 색상의 조화가 아름답다. 이번 시즌의 모티브인 동물들의 형상을 따 만든 악세서리들은 통통 튀는 재미를 더해준다.




# 2020FW Thom browne 쇼 분석


이번 시즌 전체적인 테마는 *노아의 방주였다. 그렇기에 쇼의 시작은 동물의 탈을 쓴 모델들의 연회로 시작되었고 암수로 짝을 이룬 동물들 (모델들)은 새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듯한 문을 열고 나왔다.


*대홍수를 피하기 위하여 노아는 방주를 만들었고 모든 종류의 동물들을 암수로 쌍을 이뤄 방주에 태웠다. 대홍수가 끝난 뒤 노아는 동물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갔다.


모델들은 두 명씩 짝 지어 워킹을 하였는데 이는 두 마리씩 짝지어 방주를 탄 동물들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톰 브라운이 이번 컬렉션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였던 것은 남, 녀 경계의 무너짐이다. 그렇기에 모델들이 입었던 룩에는 모두 성별의 구분 없이 동일한 사이즈 규격과 동일한 원단이 사용되었다.


프레피 스타일의 테일러링 재킷과 코트는 미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고, 다양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색은 눈이 뒤덮인 무대와 대조되어 아름답게 빛났다.


또한 스커트에 네이비 컬러의 더치스 사틴과 레드, 화이트, 블루 컬러의 불리온 레이스를 드레이 핑 함으로써, 이 스커트가 평범한 그레이 플란넬 스커트가 아닌 톰브라운의 스커트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쟈켓, 코트, 팬츠, 스커트에는 빠짐없이 헤리스 트위드 소재가 사용되었는데, 톰 브라운은 헤리스 트위드 소재를 통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닳음의 매력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톰브라운은 옷의 실루엣을 기하학에서 생각해냈는데 치마는 삼각형, 쇼트 자켓은 사각형, 아우터 피스는 직사각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매 시즌 어떻게 그레이 슈트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렇기에 그의 쇼는 매년 변화하고 진화를 거듭한다.





#재미있는 동화 같은 톰브라운


톰브라운 쇼는 매 시즌 가장 기대되는 쇼 중 하나이다.

물론 그가 만든 룩을 보는 즐거움(재미있 는 디테일, 실험적인 옷 실루엣, 조화로운 빨강, 파랑, 흰색의 조합 등 )도 있지만, 무대를 관찰 하며 톰브라운이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었고 어떤 무대를 꾸미고 싶었는지에 대해 지켜보는 것 또 한 큰 재미를 가져다준다.

2020 s/s homme(좌) prêt à porter (우)

예를 들어 2020 S/S HOMME는 운동선수, 2020 S/S Prêt à porter는 18세기 베르사유를 모티브로 실루엣을 만들었다.


새로운 실루엣과 흥미로운 무대를 보여주는 톰 브라운 그리고 그의 런웨이를 기다리는 우리의 모 습은 마치 동화를 읽어주는 엄마와 오늘은 어떤 동화를 들려줄지 기다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 같다.




# 젠더리


요즘 패션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젠더리스가 아닐까.
성의 구별을 없애고 두 성의 벽을 허무는 일은 예전부터 Haute couture에서 시도되어 왔지만, 이 제는 Haute couture만이 아닌 웨어러블 한 prêt à porter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톰브라운은 이 젠더리스 흐름 속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2018 s/s Homme

남성 슈트에 치마와 높은 하이힐을 매치하여 치마와 하이힐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젠더리스 시대에 접어든 이상, 이제는 유니섹스, 남녀 공용이라는 단어조차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니섹스는 남과 여라는 기준을 구분한 후 두 성별이 모두 입을 수 있다는 것 을 의미하고 젠더리스는 애초에 성별에 대한 기준과 틀을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니섹스 보다 젠더리스가 더 진보적인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수백 년 전 중세시대에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치마는 근대에 들어서 여성의 전유물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에 들어 그 개념을 허물려는 시도와 함께, 다시 치마를 입는 남성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옷에 대한 시선은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뀌어 왔다.
옷은 어느 한 성별에 국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남성은 여성의 것을 가져올 필요가 있고 여성은 남성의 것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것을 가져옴으로써 새롭게 탄생하고 융합되어 성별 구분의 벽은 무너질 것이다.




#톰브라운에게 보내는 심심한 위로


한국에서 톰브라운은 어떤 이미지일까?

우선 안타깝게도 톰브라운은 한국에서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특정 집단의 선호로 인해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이 굳어져 버렸기 때 문이다. (비슷한 현상을 겪은 브랜드로는 디스퀘어드와 골든구스가 있겠다)
해외에서 혹은 패션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톰브라운은 명품 중의 명품이고 매번 놀라운 해 체를 하며 재미있는 쇼를 보여주는 브랜드이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특정 직업군을 상징하는 브랜 드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나의 글로 인하여 톰브라운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기를 바라며 톰브라운이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톰브라운이 들려줄 동화의 다음 페이지를 기다리며.



사진출처 vogue.fr

글 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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