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타트업 비즈니스모델
응? 이거 무슨 소리야?
"아 나 트렌치코트 사고싶어서. 중고로 상품 등록됐다고 알림온거야."
아, 당근마켓 알림이었구나.
내가 예전에 중고거래 할 때는 대부분 중고나라 카페로 거래를 했는데... 요즘은 참 중고거래하는 방법들이 많아진 것 같다. 얘가 쓰는 당근마켓부터, 저번에 친구가 명품판다고 썼던 번개장터, cu 편의점 가니 보인 헬로마켓, 홍대 놀러가다 마주친 파라바라까지.
아니. 음 좀 그렇다. 어떤 시장이 커진다 싶으면 경쟁업체들이 하나 둘 뛰어드는 모습이 하나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들 같달까.
"어.. 난 그렇게 생각안해."
탐탁치 않는 내 시선을 느낀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중고거래라는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따라쟁이들로 보일 수 있다는점, 인정해.
하지만 조금만 bm을 뜯어본다면 이들이 '다 다른' 서비스라는 걸 알 수 있을거야."
"자, 너가 부자가 되고 싶다고 쳐보자.
근데 넌 부자가 아니야."
이 자식 왜 뼈때리는거지.
"아니, 예시자나 예시. ㅋㅋㅋ 봐봐.
넌 부자가 아니다. 이게 너의 현재 상황이야.(현상)
그럼 이 현상이 일어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 (문제점)"
음...내가 조금 게을러서...?
"맞아. 너가 말한 문제점을 포함해서 그 현상이 발생하게 된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겠지.
실제로 어떤 점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일지는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몰라. 해보기전에는 다 가설일 뿐이야.
게을러서일수도 있고, 가정환경 때문일 수도 있고, 머리가 나빠서 일수도 있고, 그냥 운이 안좋아서 였을 수도 있지.
기업도 마찬가지야.
1. A라는 동일한 현상을 보고 (현상. What)
2. 기업들은 "아 저 현상을 개선해야겠다! 저 현상이 발생하게 된 문제점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돼.
3. 그리고 각자 다르게 "이게 가장 문제일거야!" 가설을 세우게 되지. (문제점. Why)
4. 이 가설로 세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제시해. (해결방안. How)
이 과정에서 '다 다른' 기업이 탄생하게 되는거야.
자 다시 중고거래 스타트업들에 대해 얘기해볼까?
중고거래 과정에서 우리는 주로 두가지 현상을 목격해.
① 사기가 빈번하다.
② 거래 방식이 귀찮다.
내가 아래에 말할 중고거래 스타트업들은 이 두가지 현상이 발생하는
주 문제점을 각기 다르게 보았고
이에 맞는 해결책을 내놓았어.
그 결과 5곳의 각기다른 중고거래 스타트업들이 생기게 되었지.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정리한 자료를 먼저 보고 갈까?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에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문제점)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라고 판단했어. 그리고 이 문제를
①지역 사회 기반 거래시스템으로 주거래방식을 직거래로 유도
②자체 지표로 판매자 정보 노출
의 방법을 써서 단순히 물건과 그 물건에 대한 글만 보고 구매를 진행해야했던 중고거래 방식을 바꾸고자했어.
①당근마켓에서는 가입 시 거주지 인증 절차를 거쳐야하고 거래를 거주지 반경 6km 이내로 제한해. 이 때문에 거래자는 '같은 동네 주민들'이게 되고 주로 '직거래 방식'을 자연스럽게 채택하게 돼. 물건을 직접 보고 현금을 지급하니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사라지지.
②당근마켓에서는 '매너온도'라는 자체 지표가 있어. 거래 후기, 매너평가, 이용제재 등에 따라 판매자에게 높은 온도를 부여하지. 물건의 구매자는 단순히 물건에 대한 정보뿐만이 아니라 매너온도를 통해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잘 알 수 있게 되었어.
이들은
수익구조가 조금 특이한데
거래 중개 수수료가 0원이고 오로지 지역특성 사업자 광고로만 매출을 올려.
그 이유는 당근마켓이 단순히 중고거래앱보다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야.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위한 이용자 후킹요소로 중고거래라는 서비스를 현재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돼.
김 대표는 “당근마켓이 하고 싶은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것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사용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끌어 모으는 단계였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 설명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구상은 한 마디로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중략)
출처: https://byline.network/2020/02/26-89/
중고나라는 너도 말했다시피 국내 중고거래 서비스의 최초주자야. 현재까지도 국내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이들은 중고거래에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문제점)을
공인된 판매자가 아닌 개인대개인의 거래이어서
라고 판단했어. 그리고 이 문제를 파트너센터를 통해 해결하려했지.
파트너센터는 판매자로부터 중고나 새물건을 받아 중고나라의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판매대행을 해주는 서비스를 말해. 중고나라는 이 서비스 내에서 C2C(소비자와 소비자), B2C(기업과 소비자)였던 중고거래 판매구조를 C2B2C, B2B2C로 공인된 판매자로 개입하게되며 품질과 사기를 막을 수 있게 되었지.
판매자 입장에서는 재고없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생기게 되는데 중고나라는 앱 ui 상으로도 모든 사람들의 '셀러수익'을 메인에 보여줄만큼 구매자가 곧 판매자가 되는 양방향 참여구조 활성화 노력을 크게 기울이고 있어.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된 서비스이기에 중고나라 입장에서는 수익구조를 붙이기 애매했는데
이 파트너센터 서비스의 수수료와 카페에 붙이는 광고로 현재는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지.
번개장터는 중고거래에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문제점)이
교환 과정이 확인이 안돼서
라고 판단했어.
예를 들어 돈만 받고 먹튀하던지... 물건은 보냈는데 까보니 제대로 된게 아니라던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번개장터는 자체 결제 서비스(번개페이)를 제공해. 번개페이를 통해 교환과정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구매자에게 부여함으로서 제대로 교환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끔했어.
<번개페이 과정>
1) 구매자가 먼저 결제한 금액을 번개페이가 보관
2) 상품 전달 완료
3) 구매자 구매확정 버튼을 누르면 금액이 판매자에게 전달
번개장터는 이 번개페이(안전결제) 이용 수수료를 건당 1000원씩 받고있고, 판매자가 앱 내부에서 자신의 물건을 상위노출하고 싶을 때 받는 광고수수료로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번개장터는 특이한 점이 MZ세대가 주 타겟층이라는 거야.(이용자의 84%)
번개장터는 덕질카테고리나 판매자를 팔로우 가능하는 기능등을 앱 내에 추가하고 최근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하는 등 MZ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어. 이런 노력들을 통해 번개장터는 단순히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MZ세대가 관심있어하는 리셀시장(한정판 되팔기 시장)으로 확장중이지.
이 대표는 “옛날엔 자산이라고 하면 ‘집’이었는데 요즘은 자동차, 중가 미술품, 한정판 스니커즈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컬렉션’을 만들어 나가는 소비 형태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가치 소비’ 확산으로 중고 거래 시장은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셀 문화에 힘입어 중고 시장은 이제 더 ‘처치가 곤란한 상품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른 매력적인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보물 창고’로 진화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리셀 시장을 더 키워 나갈 계획이다. (중략)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53552
헬로마켓은 '안정성', '편리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객이 중고거래과정에서 최고의 사용경험을 제공하고자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들은 중고거래에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문제점)을
교환과정이 확인이 안돼서
라고 판단했고 중고거래가 불편한 원인(=문제점)은
거래자마다 거래방식이 변동성이 커서
라고 판단했지.
첫번째 문제점 같은 경우는 번개장터와 같이 자체 안전 결제서비스, 헬로페이를 운영해.
헬로마켓의 차별점은 두번째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점에 있어.
중고거래를 할 때 누구는 직거래를, 누구는 택배를 요구해. 직거래는 사람마다 장소, 시간대가 달라지게되고 택배의 경우 해당 주소로 일일이 직접 부쳐야해. 이렇게 거래방식이 변동성이 커서 중고거래를 사람들이 꺼리게된다, 라고 헬로마켓은 판단했어.
이 문제를 헬로마켓은 자체택배서비스, 헬로택배 운영으로 해결하고자 했어.
헬로마켓에서 중고거래를 한 후 CU 매장에서 택배만 접수하거나(2000원) 방문날짜를 미리 예약해서 집으로 직접 택배기사가 찾아오게 하는 방문택배(3000원) 서비스를 이용가능해. 배송현황은 헬로마켓의 자체 sns 헬로톡에서 확인할 수 있어. 싼 가격에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지.
이용자 상당수가 사기 우려로 거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직거래를 선호한다. 물리적 거리 등의 이유로 직거래가 어려울 경우 아예 거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헬로마켓은 거래 안전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사용자에게 제공해 비대면 거래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많은 사용자가 좋아서 오프라인 직거래를 하는 게 아니에요. 사기 걱정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수고를 감수하는 거죠." (중략)
출처: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4/2019092400839.html
참고로 현재 헬로마켓의 수익구조는 앱에 붙이는 광고와 안전결제 이용 수수료(건당 1000원)이야.
중고거래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새로운 거래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파라바라야.
파라바라는 헬로마켓과 마찬가지로 중고거래가 불편한 원인(=문제점)을
거래자마다 거래방식이 변동성이 커서
라고 판단했지. 하지만 이 문제점을 해결한 방식은 달라. 이들은 거래방식을 오프라인으로 단일화시켰어.
바로 파라박스로 말이야.
파라박스는 쉽게 말하면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야.
<파라바라 이용과정>
1. 판매자가 모바일 앱으로 상품, 가격을 입력한 게시글을 등록한다.
2. 유저들이 게시글에 하트를 누른다.
3. 하트가 2개 이상이 되면 파라박스에 넣을 수 있다.
4. 구매자는 원하는 상품이 있을 때 해당 파라박스에 가 구매한다.
5. 판매시 등록계좌로 자동입금된다.
독특한 서비스이다 보니 중고거래를 원하는 고객뿐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하나의 체험을 위해 찾아가는 고객도 있는 편이야. 우리가 살건 딱히 없는데 플리마켓을 기웃거리듯이 말이지.
파라바라 같은 경우 타 중고거래 서비스보다 확실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 거래과정 자체에 수수료체제를 부여해서 2만원 이하 제품의 경우 2000원, 2만원 이상의 제품인 경우 10%를 받고 있지. 하지만 보다시피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 타서비스에 비해 약점포인트기도해.
4가지 문제점 중 어떤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고객의 문제점일지는 아무도 몰라.
중고거래 시장에서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기대해보자.
캡틴(https://captin.kr/)의 마케터 이수현입니다.
조금 더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연재하고자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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