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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빈 Mar 11. 2022

12월 7일

소속을 잃은 자

"선생님은 취업 어떻게 하실 거예요?"

나왔다, 한 달 뒤 백수를 향한 고등학생의 순박하고 잔혹한 질문.


백만 원 안팎의 장학금에 팔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진학 멘토링을 하게 됐다.

우리 과로 진학하고 싶다는 이 친구들을 뜯어말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자라나는 새싹의 여린 마음을 찢어발길 순 없어 애써 희망찬 말만 전하던 도중 이 앙큼한 질문을 받게 됐다.


그러게.


지금 누가 누굴 지도하고 있는지


백수? 학생? 아무튼? 감사합니다?


겨울방학인지, 졸업인지.

아무튼 그 요상한 단계에 드디어, 결국 돌입했다.

소속을 다시 상실했다

근 5년 만이다.

쉽게 어른이 될 수 있으리라 예상해온 것은 아니지만,

막상 아무것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있게 되었다는  사뭇 징그러운 일이라 느꼈다.



언젠가 저장해 둔 글이구나.

걱정마 너 내일 회사가기 싫어서 울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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