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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년 Dec 22. 2024

내 일을 좋아하면 인생이 바뀔까?

10년 된 직업을 증오했던 이유

'노가다'


내가 하는 일을 누구에게도 쉽게 이해 시킬 수 있는 마법의 단어이다.


그렇다. 나는 노가다를 한다. 올 해로 꽉 찬 10년이 되었다. 6~7년이 되었을 때 쯤 노선이 살짝 틀어져서 업그레이드 됐지만 여전히 나는 노가다 꾼이다. 미세먼지가 몸에 해롭다고 하는 세상에 살면서 안개보다 짙은 콘크리트와 나무 먼지가 그득한 현장으로 매일같이 출근하는, 추울 때 추운데서 일 하고 더울 때 더운데서 일 한다. 물론 실내 인테리어 쪽으로 접어들면서는 비와 눈은 덜 맞게 됐지만.


 나는 이 일을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아니, 증오한다. 그래서 벗어나고 싶었다. 미수에 그쳤으나 10년간 두 번이나 도망가려고 했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금세 돌아와서 공백이라 할 만한 시간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늘 먼 미래를 생각하던 나는 이 일을 평생의 직업으로 안고 갈 자신이 없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멈춰야 했다. "나는 씨발 존나게 크고 원대한 꿈이 있어!" 라기엔 이미 멀리 온 인생인 것이다.  


 분명 시작 할 때는 막연하게라도 설렘과 목표가 있었던 것 같은데


미수로 끝났던 마지막 탈출사건이 있었던 것은 최근이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동안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지난 10년을 버리면서까지 이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이유를. 그러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이 일을 싫어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한참을 머무르게 되었다. 


"아...씨.." 


짧은 탄성과 함께 명백한 이유를 찾고야 말았다.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내 오른손을 높이 들어서 그대로 있는 힘껏 내 오른 뺨을 후려쳐야 할 지 고민했을 만큼 정확한 분석이었다고 자부 할 수 있다. 



나는 이 일을 아주, 굉장히,  존나게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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