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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이 Dec 16. 2023

부산에서 서울로 대학원 통학하기

381km를 뚫고 대학원다니기

: 부산에서 서울로 주 2회 통학을 하고 있는 상담심리대학원생의 고군분투기      


요약: “자차 -> 부산 1호선 -> 택시 -> 비행기 -> 서울 9호선(급행) -> SRT -> 서울 4호선 -> 자차”를 이용하면 됩니다.      


대학원을 다니다 보면 하루에 여러 개의 교통수단을 체험하게 된다. 자차, 지하철, 택시, 기차, 비행기 총 다섯 종류를 체험하게 된다. 버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타게 되는 셈이다. 지하철도 하나만 타는 게 아니다. 부산에서는 1호선 지하철을, 서울에서는 9호선 급행과 4호선을 타게 된다. 대학원에 가는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하루에만 도합 일곱 가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가짓수가 많다 보니 교통수단은 “고통수단”으로 변모한다. 시간 순서별로 이용하게 되는 고통수단은 다음과 같다.      


1. 자차

아침에는 자차를 몰고 집에서 부산역까지 운전한다. 부산역에 주차를 해놓아야만 나중에 부산에 도착했을 때(주로 새벽 1시), 자차를 몰고 집까지 가기 때문에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 때로는 아침 7시 30분 즈음인데도 부산역 선상주차장이 만차일 때가 있다. 정말 기함이 나오는 사태이지만, 어쩔 수 없이 북항주차장을 이용한다. 자차를 몰고 부산역에 갈 때면 사람들의 성실성에 혀가 내둘러진다. 도대체 얼마나 빨리 주차장에 도착하는 거야?      


2. 부산 1호선 지하철

부산역에 주차를 했다면, 출근하기 위해서 1호선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때는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다만, 자차에 이어 지하철을 타기 때문에 어느정도 피로감은 있다. 부산역에서 타면 많은 사람들이 내리기 때문에 주로 앉아서 갈 수 있지만, 자리가 없다 해도 그 다음 역인 중앙역에서 많이들 내리므로 편하게 갈 수 있다.     

 

3. 택시

대학원에 가는 날은 3시에 조퇴를 해야 한다. 조퇴를 하고서 김해공항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가끔 부산역에 차를 대지 못한 날에는 자차로 김해공항까지 운전하기도 한다. 카카오T로 부르곤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은 콜이 잡히지 않을 때도 있으므로 조금 더 일찍 호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장에서 김해공항까지는 탁 트인 도로이기 때문에 기사님들이 과속하시는 경우가 많다. 안전벨트를 매고, 시트를 꽉 쥐어야 한다!     


4. 비행기

자, 드디어 대망의 비행기 탑승이다. 택시에 탑승해 있는 동안 모바일 승차권을 발매한다. 국내선 건물에 도착하면 미리 발매한 승차권 바코드를 입력하고, 지문 인증을 통해 아주 빠르게 입장할 수 있다. 입장하면서 한 손으로는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미리 꺼내놓는다. 이건 비행기를 너무 많이 타다 보니 몸에 밴 습관 같은 거다.

나는 주로 에어부산을 이용하는데, 미리 자리를 돈을 주고 사지 않더라도 출발 당일 아침에 접속하면 A급 좌석도 추가비용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 점을 이용해서 머리를 기대고 잘 수 있는 창가 자리를 예매하는 편이다.     

 

5. 서울 9호선 급행 지하철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면 이제 대학원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가느냐? 이때는 9호선 급행 지하철을 타야 한다. 김포공항이 마지막 역이기 때문에 줄만 잘 서면 앉아서 간다. 다만, 퇴근시간과 맞물리면 앞 사람과 포옹 비슷한 걸 하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줄을 잘 서고, 반드시 앉아서 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토가 유발될 수 있다.     


6. 서울 4호선 지하철

대학원 수업을 모두 들었다면 4호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가면 된다. 저녁 10시 즈음의 4호선은 널널한 편이다. 대치역을 지날 때는 학생들이 주로 타는데, 이 시간까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니 동지가 아니면서도 묘한 동질감이 들곤 한다.      


7. SRT

거의 다 왔다. 4호선을 타고 수서역에 왔다면 SRT를 타면 된다. KTX보다 빠르고 가격도 싸며, 대학원과도 가까워서 애용하고 있다. SRT에서는 무조건 창가 자리를 선호한다. 나는 마지막 역인 부산역까지 가기 때문에 바깥 자리에 앉으면 계속 비켜주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장거리 전용인 2호차를 주로 이용한다.  

    

8. (또) 자차

정말 다 왔다. 쓰다 보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통학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구나 싶다. 부산역에 도착하면 새벽 1시가 지난 시점이다.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지만 나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침에 부산역에 대놓은 자차를 몰고 집으로 가면 하루가 마무리된다. 애석하게도 아파트 단지에 주차자리는 ‘없다!’. 맞은편 동 주차장에 대고 조금 걸어 집으로 가면 고통수단은 모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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