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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Feb 23. 2021

갇힌 새처럼 살고 있지 않은지,,,

종착지보단 가는 길을 찾는 것이 우선

토요일 아침 일요일에 있을 골프 라운딩을 대비해 이른 시간에 연습장을 찾았습니다.

어느덧 구력 10년이 넘었지만 발전이 없는 이놈의 골프, 행여나 하는 마음에 연습장을 찾았지만 역시나 마음 같지 않은 골프 실력에 한창을 씩씩대며 골프채를 휘두르다 멀리서 새 한 마리가 버둥대는 게 보입니다. 

 노란부분에 갇힌 새와 위로는 뻥둘린 하늘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하는 벽 같던 골프장 옆 망과 그 위 뻥 뚫린 하늘.

어쩌다 갇혔는지 모르지만 산비둘기 같은 새 한 마리가 연습장 망에 갇혀 돌아가고 싶은 숲으로 돌진하다 막히고 또 돌진하다 막히기를 반복합니다.

돌아갈 방법 없이 갇힌 새라면 운명이 정해져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새가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위 사진처럼 그 위는 뻥 뚫려 있었습니다.

갇힌 새도 아마 저 위를 통해 이 막힌 감옥으로  들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곤 무거운 마음에 잠시 연습을 멈추고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저 갇힌 새처럼 가고 싶은 곳만 보고 돌진하다 망에 걸려 상처 입는 존재는 아닐까?

가고자 하는 곳이 아닌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보고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욕망에 사로잡혀 많은 장애물이 있어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으로 돌진하다 부딪혀 몸과 마음이 산산조각 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우리네 인생 아닌가 하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부디 저 새가 가고 싶은 숲으로 돌아가기 위해 높은 곳의 뻥 뚫린 하늘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골프를 치는 게 하니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기 위해 드넓은 필드로 산책 나간다는 마음이 생기니 미소를 띠며 공을 쳐보는 다소간의 여유(?)를 얻고 천천히 한 타 한 타 골프채를 휘둘러 봅니다.

아울러 목적지가 아닌 그곳을 가는 길을 보는 여유와 지혜에 대해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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