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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Oct 02. 2020

마음의 저수지

언제인가는 오랜 가뭄 중에 비 내리는 소리에 새벽잠을 깼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라 그런지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하지만, 내리는 던 비는 장맛비의 시작이라 그런지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물난리가 나지 않을까는 걱정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었습니다.
비가 적게 내릴 때는 모아둔 물로 농사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또 많이 내릴 때에는 적당히 하류로 방류해 물가에 사는 이들의 안전과 농경지 유수(流水)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류는 일찍이 무언가 과할 때는 좀 쟁여두었다 부족할 때 그것을 쓸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였습니다.
비단, 치수(治水)뿐만 아니라 저장고를 만들어 식물이 자라지 않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였고, 사회적으로도 일시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있는 사람을 위해 그보다 나은 사람들이 도와주는 공제(共濟), 그리고 죄를 지어 죗값을 치를 때도 이전에 세운 공(供)이 크다면 죗값을 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자라고 과할 때 채워주고 덜어내어 늘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하고자 하는 미덕(美德) 같은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신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엔 너무 과해서 쌓아 두기만 해서 문제지, 오늘 섭취하여 과한 영양분은 체내에 지방이나 다른 영양소로 저장하였다가 음식 섭취가 모자라다 싶으면 축척된 영양소를 연소하여 조금 더 나은 몸 상태를 만들고자 알아서 처리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마음은 어떠한 가요?
마음은 참 관리가 안 되죠?
일이 잘 풀릴 땐 마냥 그 흥에 취해 내가 세상의 왕이다 하는 마음으로 우쭐거리고, 안될 땐 세상에 나 같은 실패자는 없다는 자책으로 한없이 작아지는 그 마음 그것도 좋을 때 조금 쟁여두었다 안 좋을 때 빼서 쓸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저수지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요?

방법은 있습니다.
과할 때 좀 쟁여두는 지혜로 겸손(謙遜)을 생각하고, 모자랄 때 꺼내 쓰는 지혜는 위안(慰安)을 생각하고 행동하시면 됩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사자성어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을 때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거고, 나쁠 때 마냥 주저앉을 수 없는 게 인생 아니겠습니까?
전화위복(轉禍爲福) 또는 전복위화(傳福爲禍) 세상사 영원한 건 없다는 부처님 말씀대로 끝없이 변화하는 게 세상 진리입니다.
가뭄 때는 끝까지 비가 안 내릴 것 같더니 때가 되니 오늘 빗줄기가 창을 때려 잠이 깰 정도의 장맛비가 내리듯,
다 때가 되면 좋아지기도 하고 또 나빠지기도 하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좀 벌릴 때 안 좋을 때를 위해 저축하듯이 마음도 빼내고 꺼내 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축이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것도 넘칠 때 돈 자랑하며 우쭐 되고 싶음 마음의 가난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마음의 저축 겸손(謙遜), 마음의 대출 위안(慰安).
이 두 가지를 마음의 은행 또는 저수지라 생각하시며 늘 평온하시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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