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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Sep 04. 2023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 스타트업

세계 스타트업 자금 마르는데, 일본은 투자 확대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를 ‘멀고도 가까운 나라’로 표현하곤 합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복잡미묘한 관계에 놓여있는 상황으로 인해 일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5년 양국의 국교 정상화 이후 정치・사회・문화・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며 경제적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웃나라이기도 합니다.  


최근 긴축으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일본은 금리 인하 정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총재는 아직까지는 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언론을 통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대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엔저가 지속되는 요즘, 글로벌 투자 자본은 일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자금 상황이 녹록치 않은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일본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검토하는 기사들이 많아 내용을 전하고자 합니다. 왜 한국 스타트업들은 이웃나라인 일본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걸까요? 과거에는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검토하는 경우 가장 먼저 생각했던 기업들이 미국이나 싱가폴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은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최근 스타트업의 거점 중 하나로 주목받는 베트남보다 시장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위에서 언급했듯 엔저로 인한 투자 자본이 몰리면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내 스타트업 자금 조달액 및 조달 규모 추이. 출처 - INITIAL Japan


실제로 일본 스타트업 정보지인 ‘INITIAL Japan’에서 발행한 ‘2022 Japan Startup Finance’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일본의 스타트업 투자규모는 8,774억 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에 반해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규모는 금리 인상 및 벤처캐피탈(VC) 간 경쟁 심화로 오히려 투자규모가 줄었죠.


일본 정부는 작년 11월 발표를 통해 향후 5년 간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현재의 10배 수준인 10조엔으로 늘리기로 발표했습니다. 올 해 3월에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관계 개선 무드가 이어지며 스타트업 진출에 한번 더 훈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고토 시게유키 일본 스타트업 담당상과 양자면담을 하는 모습. 출처 - sbiztoday.kr


그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정부 기관에서 주최하는 스타트업 일본 진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본에 방문해 일본의 중소기업 · 스타트업 분야를 담당하는 장관들이 만나 스타트업 진출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 지원 정책들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투자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유초은행(일본의 우체국은행)’에서도 전국의 신생 스타트업에 1조엔을 투자하기로 밝혔고,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또한 100억엔을 펀드로 조성해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죠.


또 한가지 이유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간절함입니다. 일본의 스타트업들은 그동안 내수시장에 머무르며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시리즈 B나 C에서 IPO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내수시장이 작기에 해외에서 실적을 내야만 유니콘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 스타트업 도전에 더 적극적인 편입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이지만, 한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은 22곳(2022년 기준)인데 반해 일본은 11곳(2022. 7월 기준)에 불과한 것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재팬부트캠프 2023 단체 사진. 출처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처럼 양국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정책과 지원이 이어지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도쿄에서는 한국 스타트업을 일본에 소개하는 ‘재팬부트캠프’가 진행되어 10개의 기업이 참가하는데 80개의 기업이 지원하기도 했죠. 최근 가장 뜨거운 주제인 생성형 AI를 비롯하여 푸드테크, 에듀테크, 모빌리티, SaaS 등 참여하는 기업들의 면면도 다양했습니다.


그중에는 국내의 생성형 AI 기업 중, ‘뤼튼테크놀로지스(Wrtn technologies)’도 이번 부트캠프에 참여했습니다. 뤼튼은 한국의 대표적인 생성형 AI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스타트업 최초로 일본에 진출하여 지난 4월 ‘생성 AI 아시아 2023 도쿄 컨퍼런스’를 여는 등 적극적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죠.



사실 일본은 그동안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있어 주목받던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디지털 전환이 늦었던 만큼 오히려 일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이 아시아 스타트업의 새로운 거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일본에 진출해서 또 다른 유니콘으로 성장하게 될 기업들의 발전을 기대해봅니다.



※ 이 글은 2023년 8월 일본 비즈니스 뉴스레터 'KORIT'에 업로드 된 저의 글을 일부 수정하여 브런치에 업로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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