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메타의 스레드(Threads)는 이용자가 한달도 안돼 반토막이 났을까
7월 6일에 출시된 스레드(Threads)는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5일 만에 이용자 1억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이 스레드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메타에서 출시한 텍스트 기반 SNS인 스레드는 경쟁 서비스인 트위터의 단점을 보완하여 내놓은 서비스로, 최근 지식재산권 논란 등 여러 논란에 있는 트위터의 대체재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에서는 트위터의 특성과 유사함을 보여주는 스레드가 다른 SNS와의 차별성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지 기대가 크게 증폭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대는 메타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어 시장의 약세와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달렸습니다.
그러나 출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스레드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의 통계 분석 기업인 'SensorTower'과 'Similarweb'에 따르면, 스레드의 이용자 수가 70% 이상 급감하였습니다. 실제로 미국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평균 서비스 이용 시간은 21분에서 5분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반면 경쟁 서비스인 트위터의 이용 시간은 여전히 약 30분에 달했습니다.
트위터의 CEO 일론 머스크는 스레드가 출시되자마자 이용자가 이탈할 것을 우려하여 “메타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는데, 현재의 이용자 수 급감을 고려하면 소송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트위터를 무너뜨릴 것 같았던 스레드는 어째서 출시한 지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일까요?
스레드 출시 초기에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기본 기능들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UX(User Experience) 이론 중 '제이콥의 법칙(Jacob’s Law)'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기존의 사이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새로운 사이트를 이용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레드는 출시 당시 자신의 팔로워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과 다른 언어로 글을 읽을 수 있는 번역 기능이 출시된 지 약 2주 정도가 지난 7월 18일에야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본 기능의 지연으로 초반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으며, 경쟁 서비스에 비해 특장점이 미흡하다고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도 DM 기능이 부재한 상황이고,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들이 선호하는 알고리즘이 구축되지 않아 노출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스레드를 실행해보면 일반 이용자들의 피드 화면에는 인플루언서의 글이나 마케팅 관련 게시글로 도배가 되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면 기존 서비스보다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야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스레드는 140자 제한의 트위터보다 더 많은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을 첨부하여 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이 점은 스레드만의 강점으로 이야기하기엔 다소 부족합니다.
ChatGPT의 개발자가 "ChatGPT가 이렇게 빠르게 이용자들이 유입될 거라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처럼, 스레드 출시 전 메타 내부에서도 이렇게 빠르게 이용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스레드 출시 후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스레드가 매일 수천만 명의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초의 예상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특히 EU 지역에서는 아직 스레드가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이렇게 빠른 사용자 유입은 메타가 생각한 시나리오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레드는 트위터를 둘러싼 여러 논란 와중에 출시한 서비스였기에 대체재로 주목받았고, 초기에 빠른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마케팅에 어느정도 활용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했고, 그 결과 급속한 이용자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스레드의 초반 이용자 유입은 기존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보유하고 있던 이용자들이 스레드로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에게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기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수익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팔로워 관리나 DM 등 소통 기능이 용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이러한 기능이 준비되지 않은 채 스레드를 출시했습니다.
초기 진입 과정에서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기획한 이상, 인스타그램의 이용자들이 넘어가는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주요 기능들을 정의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주요 기능의 부재로 인해 기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이 자연스럽게 이용자로 유입되고, 정착하는 상황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메타는 트위터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트위터보다 더 나은 서비스’에만 집착하였고, 트위터의 주요 기능을 베끼기에 급급했습니다. 그 결과 역설적이게도 경쟁 서비스인 트위터와의 초반 경쟁에서는 스레드가 밀리는 모양새입니다.
스레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글로벌 탑 기업인 메타의 새로운 서비스가 17년 전 출시한 트위터와 사실상 판박이인 제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한다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고 난 뒤 만든 새로운 서비스지만, 구조와 기능, BM 등 모든 것이 혁신적이지도 않고 새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2000년대에 만들어진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서비스들이 걸어온 모습을 그대로 걸어오고 있죠.
스레드가 새롭지 않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구조와 기능, 비즈니스 모델의 수준이 고도화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탑 기업인 메타조차 만들어 내는 신규 서비스가 트위터와 판박이라면 큰 규모의 기업에서 혁신은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스레드는 시작부터 인스타그램에서 파생된 것처럼 서비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에게 '또 하나의 SNS'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단독 SNS로서 활용하기엔 매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트위터 형식의 인스타그램 감성을 담은 이 기묘한 SNS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 많은 핵심 기능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출시가 된 것이 아쉬움이 남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본다면, 절대적인 시장 지배자가 있는 산업군에서 주요 기능이나 특장점이 두드러지지 않는 서비스는 출시 초기라는 이유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매우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틈새 시장(Niche Market)을 노리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출시 당시에는 스레드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비판이 존재했습니다. 누군가는 Next Instagram이 될 것이라 했고, 누군가는 제2의 클럽하우스(초대장을 받아야 이용이 가능한 음성 기반 SNS, 글로벌 유명인들이 다양한 주제로 서비스 내에서 토론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슈가 됨)가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죠.
현재는 출시 한 달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스레드의 발전과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이른 시기입니다. 더 많은 개선과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탑 기업인 메타가 스레드만의 고유한 매력과 플랫폼 영향력을 점점 더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10억 명의 이용자가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하도록 만들고 난 뒤 수익화에 힘쓸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메타버스 사업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얻지 못했던 메타가 스레드를 통해 가장 잘하는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지 많은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