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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Jul 04. 2023

세계 최저 출산율에도
키즈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이유는

인구 구조적 문제를 스타트업이 해결할 수 있을까


시작하며



올 해 2월 22일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로 역대 최저 그리고 OECD 국가 중 꼴찌였습니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은 인구 감소를 넘어 인구 소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계의 출산율이 이어진다면, 2060년에는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18만 명으로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는 2040년 2,852만 명 그리고 2060년에는 이전 대비 10%에 불과한 266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그만큼 현재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미리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는 별도의 글을 따로 적어야 할 정도로 1~2가지의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이유가 얽혀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최근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타겟으로 한 키즈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돋보이고 있어 몇 개의 기업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또한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왜 키즈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키즈 이코노미



한국 언론사인 ‘매일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McKinsey&Company’에서 한국의 키즈 산업 시장 규모를 2025년 58조 원(약 6조 4천억 엔)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시장규모가 40조 원(약 4조 4천억 엔)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연 평균 성장률이 약 16%에 달합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살펴보면 아이는 줄어도, 아이들을 위한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합계 출산율 및 키즈 산업 시장규모 : 자체 제작


물론 키즈 산업은 한국에서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특히 한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는 것에 기인합니다. 


가정 당 출산하는 아이는 줄어든 반면, 평균 소득이 증가하여 아이에게 사용하는 비용이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 아시아 특유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과 부모의 자녀 사랑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온라인 상에서 키즈 산업 관련 키워드 언급량도 상승세에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최근 아이 한 명을 위해 할머니, 고모, 삼촌 등 가족들이 지갑을 다 여는 ‘텐 포켓(Ten Pocket)’ 문화와 ‘골든 키즈(Golden Kids)’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키즈 시장에 있어 아이들은 부모나 주변 친척, 가까운 지인들의 소비력을 책임지는 ‘V.I.B(Very Important Baby)’인 것입니다.


최근 3년 간 육아시장 관련 언급량 추이 - 출처 MADTIMES



키즈 스타트업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가 적은만큼 1~2명의 아이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아부터 아동까지 각 시기에 맞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습니다. 


키즈 산업에 있는 기업들이 주로 다루고 있는 영역은 크게 커머스, 콘텐츠, 육아 돌봄 서비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교육과 체험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아이를 양육하는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코니바이에린 아기띠 - 출처  flex blog


첫번째로 이야기할 ‘코니바이에린(Konny)’은 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고, 멋지게라는 미션을 기반으로 ‘코니아기띠’를 비롯하여 육아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상품 종류를 다변화해 육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중입니다.


코니바이에린(Konny)은 사실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어느정도 성장을 한 기업입니다. 창업한 지 10년 이상이 지났고, 일본과 호주, 미국 등 세계 11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여 작년 한 해에만 26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서 이미 PMF(Product Market Fit)를 찾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기업이 주목받는 점은, 한 아이의 엄마였던 현 CEO가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100% 전 직원 재택근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임신이나 출산, 육아 경험이 있는 경우 채용에서 우대하는 등 부모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아 커리어와 육아를 동시에 잡으려는 많은 부모들이 선망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째깍악어


그 다음으로 소개할 기업은 아이 돌봄 서비스와 교육 서비스를 접목한 ‘째깍악어(Tictoccroc)’입니다. 이 서비스는 만 1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들과 대학생이나 보육교사, 특기교사 등 여러 선생님들을 매칭해주고 그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부모의 육아공백을 해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단순하게 아이들과 놀아주는 수준이 아닌 등하원을 도와주거나 영어나 미술 등 다양한 학습 지도를 병행하면서 맞벌이와 야근이 많아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는 부모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성을 인정받기도 했고, 연 평균 90% 이상 회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사업 영역을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키즈센터로 확대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애기야가자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애기야가자(babygo)’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갈 만한 2만여 곳을 계절,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2019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시작한 이 기업은, 2020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런칭한 뒤, 지난 해인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TIPS에 선정되며 그 성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반복된 공간 경험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의 특성으로 인해 항상 부모들은 다음엔 자녀를 데리고 갈 다양한 장소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이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PMF가 아닌 DMF(Demographic Product Market Fit)



위에 소개한 키즈 스타트업에서 만들어내는 서비스들은 공통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한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사회 구조, 정부 정책, 직장에서의 육아 인식 등의 문제로 인해 직장을 다니는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데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맞벌이를 해야만 원활한 육아를 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젊은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하고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으로 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출산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혼 여성이 약 47만 명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한국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7년 간 저출산 해결을 위한 예산으로 약 332조 원을 사용했지만 잘못된 정책 방향성으로 인해 오히려 해마다 출산율이 떨어지다가 이제는 최저점을 스스로 계속 갱신하고 있어 인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빠르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아이가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에게 있어 미래 고객의 수가 줄어듦을 의미합니다. 또한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내수시장 규모가 축소되어 기업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스타트업들은 PMF(Product Market Fit)를 찾아 시장에서 성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시장에서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은 고객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시장을 분석했고, 혁신적인 도전과 빠른 실행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현 시점에서는 유의미한 시장을 포착하고 그 시장을 목표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구가 감소한다면 시장 분석이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 - 머니투데이 출처


벤처캐피탈 기업인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의 한 언론사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인구 구조 변화와 관련한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현재의 구조를 개선해서 시장성을 확보해 나가는 DMF(Demographic Product Market Fit)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생겨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구 구조적 문제는 특정 고객층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문제인 만큼, 기민하게 움직이고 시장에서 솔루션을 검증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먼저 사례를 만들어간다면, 공공 영역에서의 지원과 대기업의 지원이 더해져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구 문제와 시장 기회 - 출처 매일경제


단순히 인구 문제를 스타트업이 해결한다는 대의명분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된다면, 그 성장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구조적 문제’라는 것은 시장은 크지만 그동안 사회적으로 불가항력적인 힘이 작용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은 큰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몇 개의 스타트업이 구조적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고, 인구 구조적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간다면 오히려 일본을 비롯한 고령화,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의 좋은 모범 사례로 제시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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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본 비즈니스 뉴스레터 KORIT에 업로드 될 예정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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