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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Jun 07. 2023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친환경 비즈니스, 순환경제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가 이루어지려면

셰계 환경의 날 포스터 / 출처 : UNEP 

세계 환경의 날


지난 6월 5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었습니다. 1972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UN인간환경회의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기념하여 제정된 이 날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환경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만든 세계적인 기념일입니다.


올 해 2023년 ‘세계 환경의 날’에는 ‘플라스틱 오염을 퇴치하자(Beat Plastic Pollution)’라는 주제로 글로벌 기념 행사를 진행했고, 한국에서도 1996년 6월 5일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 후 올해까지 꾸준히 환경부의 주관으로 기념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생물 다양성과 다양한 환경보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환경보호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은 정치역학이나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 하나를 고른다고 한다면, ‘친환경’이나 ‘저탄소’처럼 환경에 대한 키워드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는 점점 더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것이, 특히 불과 10년 전만 해도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했던 한국도 점점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혹한과 폭염이 길어지는 것을 보면,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치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탄소중립과 환경 보호를 위해 생산과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 선형적으로 제품을 소비 후 폐기하지 않고, 기존 제품의 용도를 바꿔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는 ‘순환경제’라는 개념이 적극적으로 산업 전반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와 제주도


순환경제는 기존 제품들을 또 다른 용도로 가공해 재활용(Recycle)하고 재사용(Reuseable)함으로써 자원을 최대한 순환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기존의 단순한 재활용과는 차이가 큰 편입니다.


이러한 순환경제를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캠페인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을 줄일 수 있고, 비교적 일상에서도 쉽게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각종 제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마다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한국의 관광지인 ‘제주도’에서는 지난 10일, 환경 보호를 위해 2040년까지 제주도 내 ‘플라스틱 제로 섬 전략’을 추진하여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100%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출처 :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기본계획 보고서 내용 중 캡쳐


제주도는 산업의 74.9%가 서비스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제주도 전역의 관광지가 개발되고, 다양한 카페와 맛집들이 SNS를 통해 이슈가 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그와 함께 쓰레기도 늘어나게 되었는데요. 그 결과 제주도의 폐플라스틱의 발생량이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제주도 전체 쓰레기 양의 15%가 폐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폐플라스틱 배출량의 증가세를 본 정부는 지난 해 11월부터 선제적으로 제주도 내 카페를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구매하면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환할 때 다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지만 참여율은 50~60%에 불과했습니다.


카페 주인에게는 관리 책임을, 고객에게는 보증금 비용을 전가한다는 논란도 있었고,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되는 음식점이나 관광 숙박업소에는 해당 제도가 시행되지 않아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일부 카페에서는 해당 제도에 대한 보이콧 현수막을 붙이기도 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순환경제를 실천하는 스타트업


이처럼 NGO나 공공영역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회용품 사용량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했다가 최근에는 배달 수요 감소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줄어들고 있는 지금이 일상 속의 순환경제의 적기입니다.


이에 발맞춰 플라스틱을 비롯한 자원에 대한 순환경제 비즈니스를 통해 유니콘 기업(창업한 지 10년 이내 기업 가치 10억 달러인 비상장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지난 해 구글에서 순환경제 분야 유망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Google for Startups Accelerator : Circular Economy’에 선정된 AI 기반 음식물쓰레기 절감 솔루션 기업인 누비랩(Nuvilab)이 있습니다.



누비랩은 위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한국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AI 푸드 스캐너를 배식구와 퇴식구에 설치해 음식 적정량과 식사 후 잔반량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수요에 맞게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환경부의 2023년 4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14,000톤으로,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이를 통해 많은 경제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는 AI 기반 순환자원 회수로봇을 제작하고, 순환경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퍼빈(Superbin)입니다. 이 기업은 개인이 쓰레기를 거래하여 금전적 보상을 얻고, 그렇게 수집한 쓰레기를 선별, 가공하여 순환경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점마다 AI 기반 이미지 센싱 기술이 적용된 회수로봇을 설치하여 플라스틱 페트병을 수집하고, 이렇게 수집된 플라스틱을 자체 물류 인프라와 자체 가공 공장을 통해 자원 수집부터 재가공까지 순환경제의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합니다. 특히 환경보호나 순환경제와 관련한 교육과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기업은 면화 제품의 친환경 자원순환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제클린(JeCLEAN)입니다. 숙박 사업자들의 침구・타월 제작 및 세탁, 폐기되는 린넨과 패브릭에 대한 재생(recycle) 전 과정을 비즈니스로 하고 있는 이 기업은, 지난 달 5월 25일,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집중 육성 프로그램인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기업의 사업 영역은 조금 독특합니다. 다른 폐기물 순환경제 스타트업은 페트병이나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는데, 제클린은 제주도 내에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수천 톤의 침구류에 대한 환경오염 문제, 그리고 글로벌 폐기물의 20%를 차지하는 패브릭 제품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유일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모습입니다.


이와 별개로 한국에서 팁스(TIPS)에 선정된다는 것은 다른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기술이나 창업 아이템에 있어서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는 일종의 훈장과 같기에 투자에 있어서도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지난 3월 31일,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도 ‘성장지향형 자원자율경제전략’을 수립하며 시장 전 영역에 있어 자원의 효율과 리사이클링(재생재 활용 등)을 극대화하면서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순환경제(サーキュラー·エコノミー)’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말 한국에서도 ‘자원순환분야 중점 추친계획’이 수립되어 이를 기반으로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보도되기도 했죠.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Sustainable Circular Economy)’가 단어 그대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수립과 기업의 태도 개선,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행동과 인식 변화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최근 환경보호의 실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플로깅(Plogging)’이 그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운동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플로깅 / 출처 : triplepundit.com


플로깅은 이삭을 ‘줍다’의 스웨덴어인 ‘플로카우프(Plocka Upp)’+‘조깅(Jogging)’가 합쳐진 신조어로 실외 운동이나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입니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 기업들은 쓰레기를 줏어서 가져오거나 SNS에 인증을 하는 고객들에게 경품이나 포인트, 굿즈 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거되는 폐기물들은 플라스틱, 페트병 등 일부만 회수되어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결국 전부 소각되어 결국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게 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과 정부의 인프라가 닿지 않는 영역에서 마치 모세혈관처럼 지역 곳곳에서 소비자들이 환경을 보호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스스로 환경 보호와는 거리가 먼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환경보호 책임을 전가시키고 마케팅을 통해 친환경 이미지만을 얻으려는 모습은 개선되어야만 합니다.


그린 워싱(Green washing) 마케팅 사례 / 출처 : DIELINE


지난 2020년, 한국의 뷰티 기업이 ‘안녕, 나는 종이병이야(Hello, I am paper bottle.)’ 라는 문구가 적힌 화장품을 판매했지만, 실제로는 제품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 것이 밝혀져 국내는 물론 많은 해외 언론에도 보도되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ESG 경영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해 실제로는 환경 보호와는 상관없는 제품들을 생산하면서도 허위・과장된 광고와 선전을 통해 사람들을 현혹하여 이익을 얻는 기업들의 ‘그린 워싱(Green Washing)’은 오히려 다른 기업들의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에 악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훼손시킵니다. 


환경은 자연히 회복될 뿐 / 출처 : Springer.com


제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는 ‘하면 좋은’ 마케팅 요소도 아니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도 아닙니다. 지구는 수십억 년 동안 소행성 충돌과 빙하기 등을 거치면서도 건재했고, 그 과정에서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지구 표면에 살고 있는 공룡이었습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생기는 환경 문제로 피해를 겪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 인간인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자연 환경이 보호되고 재생되는 사례들을 우리는 직면했습니다. 순환경제를 지구를 위한 관점이 아닌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관점으로 정책이나 제도, 행동들이 이루어진다면 보다 더 나은 미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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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본 스타트업&비즈니스 뉴스레터 'KORIT'에 업로드 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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