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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나나 Oct 10. 2020

디자인으로 바라보는 한글, 디자인 품과 격

한글, 과거에서 시작해 미래를 바라보는 역사 그리고 브랜딩


오래전 대학시절 나는 타이포에관해 관심이 꽤많은 편이었다. 편집디자인은 안맞는 편이었지만 글자를 만지는 건 재미있었다. 그때 글자를 알려주던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한글을 영문과 다르게 조합형이기 때문에 장평, 자간을 꼭 조절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행간 자간 조절의 정석을 알려주며 당부하셨다.


그렇게 필드에서 디자인을 하면서도 남들보다 유독 더 타이포에 애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문구룰 발견했다.





"한글을 사랑하신다면 한글 자모의 개수쯤은 알고 계시겠군요?"

                                                            < 한글 디자인 품과격 > 내용 중




아차, 나는 어쩌면 한글의 겉모습만 바라보며 뻐드렁대는 일을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저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네이버에 물어봐야하는 모습을 반성하게됐다. 결론 적으로 한글 자모의 계수는 총 40자로 자음 19자, 모음 21자로 구성되어있고 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어디가서 타이포에 관심이 많다고 신중하게 말해야겠다는....!)




윤디자인그룹에서 나온 <한글 디자인 품과 격>을 통해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한글에 대해 심도있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한글의 역사만을 어렴풋이 알고있던 우리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한글을 사랑할 수 있는가에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글날을 기념해나온 책으로, 제일 첫 부분은 한글에 대해 가장 기존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을 집어주고 있다.




단순히 모양만을 가져와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글자에 들어간 혼이랄까,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고민하며 그것을 더 효과적이고 전문적이게 만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과정들은 윤디자인그룹이 어떤 방식과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된다.서체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윤디자인그룹이 일하는 것을 가장 가까지서 볼 수 있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읽는 내내 엄청난 인사이드가 밀려온다.




브랜드가 아니다. 타이포브랜딩이다.

                                                             < 한글 디자인 품과격 > 내용 중





윤디자인그룹의 일관된 목표는'타이포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체를 다루는 회시인만큼 이 서체를 통해서 브랜딩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업들과 대중들에게 보여주며, 지금도 더 완벽한 타이포 브랜딩을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중 노브랜드에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노브랜드'하는 네이밍 자체가 브랜드화 된 이 시점에서 타이포 브랜딩에 대한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신선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디자니어로서 노브랜드에대한 디자인적 생각을 깊게해보지 않았다. 단순히 대형마트 계열로 모브랜드의 컬러를 가지고와 통일성을 주었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없음'을 표현했구나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없음'을 타이포로서 나타내며 이것을 느끼지 못하게 브랜딩한 사례를보니 이것이 진정한 타이포 브랜딩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가 또 있었을까 싶을만큼 크고 작은 상점이나 기업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인청하고 있는 시점에서 타이포를 통해서도 당신들이 생각하는 브랜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설득해 줄 수 있는 여러 사례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품 - 사명감




이 책이 더 가치가 있는 건, 단순히 타이포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룹의 총수직을 30년동안 맡아온 편석훈 대표님이 직접 쓴 만큼 윤디자인의 모토가되는 디자인 철학이 담겨있다. 자칭 개똥철하이라고. 대표님의 철학이 개똥이라면 내 철학은 모기똥만도 못할거라는 생각을하며 찬찬히 읽어내려갔다.


윤디자인그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이 그룹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세상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잘 모르는 '타이포'라는 매체를 일상생활에 잘 녹여내도록, 그리고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일을 진행하오고있다. 하루 이틀은 쉽지만 십여년동안 한결같이 이어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인스타를 꾸준히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은 것만봐도 그렇다.)


그룹의 네임벨류가 있기에 콘텐츠를 만드는 데 더 신중하고 까다로울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하는데, 그 부담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좋은 디자인 콘텐츠를 만다는 것은 정말 사명감과 초심을 리마인드하는 의자가 없다면 지금까지 이어오기 힘들었을거라 생각한다.


중간 중간 무심하게 툭툭 던져내는 편석훈 대표님의 철학은 굉장히 많은 도움이된다. 어느정도 디자인이 익숙해진 주니어, 시니어 디자이너에게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무언가를 던져준다. 슬쩍만 봐도 디자인을 보는 시각이 넓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좀 더 나은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영양분으로 손색 없는,

가치 있는 책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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