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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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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나나 Sep 09. 2019

28살의 버킷리스트

꼭 거창할 필요는 없잖아.



  한창 버킷리스트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죠. 물론 지금도 심심치 않게 쓰이는 말이지만 제 느낌으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누구나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없는 인생은 밋밋하거나 가치가 떨어지는 인생이란 인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반항심이 가득한 저는 '그깟 버킷리스트가 뭔 대수라고'라며 일부러 만들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그 리스트가 대단히 대단한건 줄 알았나봐요. 번지점프를 한다거나,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완주하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일같은걸로요. 근데 문득 오늘 피자를 먹으려다가 버킷리스트가 생겼어요. 누워서 피자먹는거요.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할 일이지만 정말 편하게 누워 피자먹는게 소원이었어요. 그래서 느꼈죠. 버킷리스트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는거구나. 오늘 제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려해요.


1. 누워서 피자먹기

2. 독립하기

3. 한강에서 자전거 타보기

4. 하루 종일 누워있기

5.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어딘가로 도망치기

6. 멍때리기


  엄청 하찮아보이는 리스트죠. 저희 엄마가 보면 늘 그렇 듯 한숨을 쉴 것 같아요. (웃음) 사실 전 바라는게 많지 않아요. 근데 세상은 저에게 바라는게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헛웃음만 나는 일들이라도 저는 아무도 절 괴롭히지 않는 곳에서 쉬고싶은건가봐요. 이게 제 버킷리스트에요.


  꼭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남들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잖아요. 다른사람의 시선이 뭐가 중요한가요. 내가 좋으면 됐지. 제 리스트 중에 2번은 좀 용기를 내야하는 건데, 제가 꼭 힘내서 이뤄냈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도 나를위한 노동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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