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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호 Sep 01. 2020

보험회사는 석유회사다

자원에 대한 개념 확장이 필요하다

2020년을 기점으로 한국도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저출산 등 4가지 New Normal로 진입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아래, 미래 한국 금융업에는 deep shift에 따른 deep change 가 요구됩니다.

 

 우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shift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COVID19로 인해 지점, 판매 방문 선호도 감소되는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이는 기존 금융사들의 비대면 서비스 기술 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높은 판매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대면 채널을 유지하는 이유는 고객 서비스능력 입니다.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이 기존 설계사 조직의 고객 서비스 능력을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보험사들의 판매 경쟁터가 기존 오프라인 방식에서 플랫폼 내부로 shift 되고 있습니다. 기존 타 보험사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와의 경쟁도 예상됩니다. 유사한 고객 pool에서 경쟁할 것이며, 기존 금융 업체들의 판매 채널의 경쟁력은 낮아질 것입니다. 현 보험사들이 GA 자회사 설립, 제판 분리 등을 준비하는 이유입니다.  결국에는, 기존 금융사는 금융상품만을 제조하는 업태로 변모할 것입니다.

 

  보험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하여 shift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및 비용구조 혁신, 상품개발 역량 강화를 과제로 삼아 shallow change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화가 가속될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온 디맨드 방식의 보험상품은 고객 입장에서는 혁신적일 수 있지만, 보험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보험 침투도가 높은 상황에서 제살 깎아 먹이 식 영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험이 앞으로 있을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보수적으로 선택한다는 특성, 주 고객층이 고 연령대라는 점도 한계로 작용합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할 때 디지털화 추진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New Normal시대의 shift 시나리오에서는 shallow change에서 나아가 Deep change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의 석유는 data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험회사는 미래의 석유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1)   매장자원(= 보유 고객)은 많다

 자사 기준 약 600만 명의 보유 고객이 있습니다. 또한, 보험회사가 타 금융회사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금융 data 뿐만 아니라 개인 data(금융 外)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개인적으로 채무, 자산 등의 금융 data만 요구하고 필요합니다. 따라서 금융 data만 쌓을 수 있습니다. 카드, 증권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금융 data 뿐만 아니라 개인 건강 data가 필요하며,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개별 건강 data가 쌓입니다. 보험상품의 성격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데이터(자원)가 무궁무진합니다. 일례로, 중국에서는 택배 보험 시장이 전년비 2배 성장하였습니다. 택배 보험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 많은 data (구매자/판매자/상품 종류/액수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보종을 취급하고 있고 다양한 고객들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 수집능력도 고도화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보험사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양/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2)   시추기술(=거버넌스) 은 부족하다

 최근 사내 데이터 분석 대회에 참여하면서, 전사 data를 추출/가공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3대 질병 유병력자에 대한 data를 다루었습니다. 아쉽게도, 고객 숫자는 많지만 쓸 수 있는 data는 한정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추출해본 결과, 많은 종류의 데이터셋이 binary 한 데이터였습니다. 그 이유는, 질문 자체가 예/아니오 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데이터를 잘 뽑기 위해서는 좋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해당되는 기술은, 어떻게 고객의 data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험회사는 ‘보험상품’이라는 수단을 통해 data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에 따라 자동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편 심사를 위해서라지만, 3년 이내 수술 여부 / 1년 이내 진찰 여부 등과 같은 질문으로는 부정확한 data밖에 쌓이지 않습니다. 예 / 아니오로 구성되는 질문보다는 구체적인 text data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거버넌스가 필수적입니다. data를 쌓는 방법부터 쌓은 data를 관리/분류하는 방법까지 좀 더 세밀한 데이터 정책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질병 data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data를 어느 범위까지 요구할 것인가? 입력 방식은 어떻게 할까? 입력된 text data는 어떻게 처리할까? 어떤 기준으로 질병을 분류할 것인가? 등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시추기계도 있습니다. 2019년 말 기준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생/손보 각각 10만 명에 육박합니다. 보험사는 OUTBOUND 영업 회사이며 이 점이 타 금융사에 비해 가지는 강점입니다. 그만큼 고객에 대한 접점이 많습니다. 고객에 대한 접점이 많다는 것은 고객 data를 잘 뽑아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많은 보험 설계사들이 고객과 면담을 하고 별도의 장부를 통해 고객정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객정보들이 그 고객을 좀 더 알 수 있는 crucial data입니다. 아쉽게도 이런 정보들이 전산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는, 고객 data에 대한 민감성 / 보험설계사의 개인영업비밀 등이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data를 수집/전산화시키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3)   정제기술(= 데이터 판매)은 하면 된다.

 현재 데이터마켓을 통한 데이터 판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data에 대한 니즈를 파악한 후, 예비 고객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data 거버넌스만 잘 구축이 된다면 양질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며,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부터는 data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10년 후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Data 구축 기반을 잘 닦아 놓아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data에 대한 인식이 소극적입니다. 특히 영업현장에서는 data맹신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data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내부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現 평가 방식은 데이터 사업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데이터 양, 데이터 흐름의 가치, 플랫폼의 이용자 수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함으로써, 회사의 데이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에서는 `19년도에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수익 기반의 디지털 지표를 공개했습니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팔린 각종 상품 영업이익을 총합하여 산정하였습니다.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 사용자 수를 그룹 디지털 전략과 함께 성과 지표로 공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위에서 언급한, 인식 변화의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보험 영업이익을 위한 보험 상품 판매가 아니라, data 판매를 위한 보험 상품 판매가 요구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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