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by 은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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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의 소설은 내용이 다이나믹한 스토리의 전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나 혹은 주변의 사람들이 겪음직할만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작가는 무심히 지나칠만한 소재를 스토리를 엮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느끼게 합니다


[ 홈파티]

연극배우인 이연은 후배 성민과 함께 상류층 사람들이 주최하는 홈파티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돈으로 사람을 은근히 무시하고 평가하는 속물근성에 실망을 합니다

18세가 되면 자립금으로 500만을 받는 고아인 아이들이 그 돈을 집을 구하는데 쓰는게 아니라 명품백을 사는데 쓴다는 말에 이연은 자신의 신분을 감출 수 있기에 명품백을 산다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사회가 되었나' 라는 생각도 들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생각하는 의식도 세대차이가 나는구나 합니다


[숲속 작은 집]

여행지 숙소에서 메이드의 은근한 팁요구에 지호와 나는 매일 침대위에 정성스런 편지와 함께 팁을 놓아두고 관광을 합니다 어느날 아끼는 기념품중에 하나가 없어지고 메이드일것이라고 의심을 하지만 서로 얼굴 붏히기 싫어 그냥 모른척합니다 숙소를 떠날때 메이드의 딸이 없어진 기념품 비슷한걸 주면서 엄마의 오해를 풀어줍니다

팁을 받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습니다 선의로 주고 받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당연시 하는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좋은이웃]

좋은 이웃이란 어떤 이웃을 말하는걸까?

살면서 이웃에게 얼굴 붏히지 않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뭔가가 마음에 안 들어도 나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고 복도에서 이웃을 마주치면 가벼운 목례만 하고 지나가는 그런 이웃이 좋은 이웃일까.

작품 속 화자는 “분명 좋은 소식인데, 그것도 내가 아끼는 학생의 일인데...마음이 허전하고 휑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내가 연민하던 대상이 혼자 반짝이는 세계로 가버렸기 때문일까?“ 라고 말합니다

낡고 허름한 아파트에 살고 시장에서 일하는 시우 엄마를 보며 시우네가 어렵다고 지레잠작을 하고 수업료도 올리지 않았지만 시우네가 더 좋은 아파트로 입주한다는 소식에 상실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아끼던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더 빛나는 자리에 올라갔을 때,그 기쁨을 순수하게 축하를 하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함을 느끼는 경험을 해보셨을것입니다

모두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타인의 성공은 나의 결핍을 떠올리게 하고, 남의 기쁨을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하는 내 마음이 문득 낯설어질 때 우리는 혼란을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 축하하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관계를 이어 갑니다

이 소설은 ‘좋은 이웃’이라기보다 ‘좋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물감]

기태는 이혼한 전 부인 희주의 SNS 속에서 ‘잘 살고 있는’ 새로운 남자와의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이 그 관계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더 이상 자신이 과거처럼 중심에 서 있지 못하다는 감각, 즉 ‘계급·위치·시간’이 바뀌어버린 자신과 희주 사이의 간극을 자각하게 됩니다.

기태는 ‘지수’와 파트너 관계를 맺게 되고, 지수가 그에게 느끼는 ‘거리감’, 그리고 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자각이 자신 안에서 ‘이물감’으로 다가옵니다. 직장·연애·결혼·이혼·SNS라는 장치들을 통해 기태는 자신이 더 이상 ‘능동적이고 중심적인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그 깨달음이 주는 속 쓰림과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혼 후에도 전 부인의 사생활을 기웃거리는 기태의 찌질함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나중에라고 내가 기태처럼 안보일려면 책을 많이 읽어서 내면이 튼튼하면 다른 사람 일에 의연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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