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 카프카

[변신 줄거리]

출장 영업사원 그레고리는 늘 일과 시간에 쫓겨야 하고 식사시간도 불규칙하며 지속적인 인간관계도 맺을 수 없다 그에게 직업은 사적인 영역을 포기하고 오직 회사라는 조직을 위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일벌레를 요구한다 그가 기꺼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를 대신해 거액의 빚을 갚아야 하고 또 가족의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감과 가족의 사랑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의 역할에 익숙해져 그를 돈 벌어오는 존재로만 여길 뿐 가족 간의 따듯한 대화가 단절되어 버렸다

어느 날 그레고리가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리자 처음엔 여동생이 동정심을 가져 식사와 방청소를 해주지만 벌레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가족들은 더 이상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그의 존재를 귀챦아 한다

가족들은 스스로 그레고리를 버릴 수 없으니 그레고리가 자발적으로 집을 나가 사라지거나 없어지기를 바란다 그레고리는 가족들의 소홀함과 냉대, 외로움을 견디며 쓸쓸히 죽는다

마침내 그레고리가 죽었다는 걸 안 가족들은 안도를 하며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은 회사에 결근계를 내고 오랜만에 교외로 소풍을 간다

[읽고 나서...]

앙드레 모루아는 [가족이 없다면 이 세상에 홀로 내 던져진 인간은 추위에 떤다]라고 했습니다

그레고리가 가족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벌레로 바뀌었을까?

벌레로 바뀐 그레고리를 가족들이 인정하고 사랑으로 대했다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을까?

그레고리가 더 이상 돈을 벌어오지 못하자 아버지는 은행원 안내원으로, 어머니는 바느질로, 여동생은 점원으로 각자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왜 진작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하기 전에는 일을 할 생각을 안 했을까요?

그랬다면 그레고리는 생계를 책임지는 부담에서 조금 벗어나서 보통의 청년처럼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약간의 비상금과 저축이 있다는 사실을 왜 그레고리에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그 이유는 그레고리가 계속해서 돈을 많이 벌어오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보통 가족은 따뜻한 안식처로 여겨지지만,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가족이 주인공을 소외시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레고르의 희생으로 가족은 성장하지만, 정작 그레고르는 버림받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레고리가 죽은 이후 가족들이 보여준 행동은 반성과 뉘우침이 아닌 안도감이었다는 게...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레고리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가족의 의미를 새삼 더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