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칸의 외로움
시끄러워지기도
죽은 듯 조용하기도 한 방
치워지지 않는 상 위
하루하루 연명하는 주방
쌓여가는 옷가지들
침묵을 죽이는 조명들
보내지 않는 엽서들
꾸며대도 채워지지 않는 것
그 안정감, 그 공허함
둘 하나 둘 하나
홀로는 넓은 공간
빈 곳을 채워내려는 변덕스러움
밤의 붉은 조명
곳곳의 해바라기
피어도 죽어있는 꽃들
고양이
발톱 자국에 해진 벽
베란다에는 삶의 무게
담배의 잔향
그 화려함, 그 불안정함
☆
나이 든 집
물이 세는 천장
욕심 많은 은행 달력 두 개
혼자서도 시끄러운 티비
사람 없이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
늘어나는 벽의 주름
이빨 빠진 유리창
손때 묵은 주방
그 친숙함, 그 고독함
물보다 진한 것
각기 다른 생각
다른 삶
그녀들과 닮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