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엔 방황했던 나, 서른에 돼서야 나를 위해 살고 있다.
스무 살엔 서른만 되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서른만 되면 지금 하는 방황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일도 있고 인정도 받으며 멋지게 하이힐을 신고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자신감 넘치는 날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스무 살이 되고 서른이 되면 어른인 줄 알았고, 불안감은 사라지고 안정적인 생활 속 머리를 휘날리며 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스무 살의 방황은 이유 없는 방 황지만 서른의 방황은 이유 있는 방황이었다. 서른의 방황은 길은 하나지만 방황의 길이 너무 멀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서른에 찾기 시작한 나
10대 그리고 20대에 찾아야 했었는데 그땐 모르는척했더니 30대가 되고 나서야 나를 찾기 시작했다.
사춘기가 너무 늦게 왔나? 오춘기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들이 한심하게 생각할까 봐 몰래 숨어 흰색 종이 위에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점 조차 쉽게 그리지 못해 긴 시간 빈 종이로 남아 있는 흰 종이
흰 종이가 이렇게 넓었나?
흰 종이가 이렇게........ 쓸쓸해 보였나?
흰 종이에... 무엇을 그리고 무슨 색을 입혀야 할까?
계속되는 고민에 답을 얻으려 했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생활하는 나의 시간 속 주인공은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매일 똑같은 일상, 내가 없는 나의 시간
아침에 눈 뜨고 출근 준비하고 회사에 가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지친 몸에게 이제 좀 쉬라고 말하고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그려보지만 그 속에 내가 없었다는 생각에 허무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조금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 똑같아 의미 없는 행동이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난 서른이기에 시작하려고 한다.
나를 찾고 내가 즐기고 내가 행복한 일
그게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 보면 나를 알게 될 것이고, 내가 가장 잘하고 즐겁고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난 서른이기에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