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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Nov 09. 2020

통장잔고는 줄지만, 행복해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내가 갖고 있는 것들 중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우선, 회사를 휴직했다.

불안감에 퇴사가 아닌 휴직을 선택해 돌아갈 곳은 있지만 통장에 '월급'이라는 글자가 더 이상 찍히지 않는다.

무급휴직 중이 되다 보니 100%는 아니지만 80%는 자유의 몸과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우선, 통장에 들어오는 고정수입이 없으니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돈이 없으니 물욕도 사라지고 오직 내가 원하는고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옷을 사 입지 않았고, 화장은 마스크 착용으로 가벼워졌다. 소모품을 줄이니 가려진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찾고 싶었고 찾으려 노력했는데 찾을 수 없었던 나


꿈도 없이 다른 사람의 꿈을 좇아가려고 했던 내가 드디어 꿈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꿈을 이루고 싶다고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바심이 날 줄 알았는데 늦게 시작했음에도 전혀 조바심이 나지 않았다.

내 꿈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부러워했던 꿈은 조바심이 났지만 진짜 내 꿈을 찾고 나니 통장에 잔고가 줄어고 있어도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이 꽃을 피고 향기를 내고 바람이 불고 있어 따뜻한 봄은 지나갔지만 따뜻한 봄이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통장잔고는 채워 넣으면 된다.


돈이 세상에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난 그래도 괜찮다.

마음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지금은 예쁜 옷을 사는 것보다 꿈을 이룬 후 번 돈으로 예쁜 옷을 사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어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다녔지만 지금은 내가 없는 곳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의 시간 낭비 안 하고 싶다.


통장잔고는 줄고 고정수입은 없지만 마음은 정말 행복하다. 내가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안다는 게 이런 기분이라는 걸... 알고 나니 놓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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