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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Jan 20. 2021

[책] 엄마의 20년


1년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끝나고 고민에 빠졌다. 

복직 할 것인지, 무급이지만 휴직을 연장할 것인지 


지금 난 무급으로 휴직 2년 차이고 다가오는 복직 날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면 내가 복직을 선택하지 않고 휴직은 연장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휴직을 할 수 있게 허락해준 남편에게 고맙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아이가 병원에 있었고, 주말부부를 해야 했기에 휴직을 할 수밖에 없다.


휴직기간 동안 난 나의 꿈을 찾았다. 

꿈을 찾고 새로운 무엇 가를 처음부터 나의 힘으로 해내는 나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가끔 육아보다는 나의 글쓰기가 먼저였고, 육아보다 책 읽고 서평 쓰기가 먼저였다. 

그렇게 잃어버리는 자리를 찾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날 찾으려고 했지만 난 또 잃어버렸고, 여행길을 헤매고 있었다. 


"이렇게 살긴 싫다고, '나'를 찾고 싶다고."(책 속)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내가 누구인지, 누구 엄마 말고 나는 어디 있는 건지 찾고 묻게 된다. 

누가 나에게 넌 이제 엄마야, 너는 없어 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나를 잃어버리며 엄마의 무게를 버티고 있었다. 


엄마의 무게가 무겁기보다는 엄마이기보단 여자, 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 휴직하는 동안 엄마가 아닌 나를 찾고자 했는데 휴직한 기간 동안 이룬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하루 복직 날짜는 다가오는데  그동안  또 난 엄마로만 살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 

홀대하는 것도 습관이라는 부분이다. 

내 발검음의 주인은 나인데 나는 나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아이가 가자고 하니깐, 남편이 가자고 하니까로 나의 발걸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아이 먼저, 남편 먼저 하기보다 내가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찾았어야 했는데 나를 찾고자 떠난 여행에서도 난 습관처럼 날 홀대했기에 빈손으로 돌아왔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거였다. 

누구때문이가 아니라 나 때문에 난 여행길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 와야지 다짐했지만 가볍지 않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내 속도로 걷고 멈추고 들여다볼 때에만 행복할 거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내 발검음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만 했던 거죠."(책 속)


전업주부라고 해서 워킹맘이라고 해서 시간이 없어서 아이 학원비 내야지 대출금 내야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요라는 핑계 이제 더 이상하지 말고, 내가 날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부터 찾자


책 속에 나온 말처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학교 보내고 눈썹 그리고 무작정 외출하고 아이가 돌아올 시간까지 밖에서 나만의 시간을 잃어버린 나를 찾고 그렇게 무작정 걸어가라고, 책을 보고 싶으면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싶으면 영화를 보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꾸준히 온전히 나를 드려다 보라고 그렇게 드려다 보면은 보이게 될 것이라고 가려져 있던 나의 진짜 모습이 나타나 이렇게 예뻤나 싶을 거라고 


난 눈썹보다 안경을 벗고 렌즈를 껴야겠다. 

안경을 끼고 있으면 외출을 하기 어렵다. 

렌즈를 끼면 렌즈 꼈으니 어디라도 가야 한다는 생각에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입고 어디라도 간다. 


나를 잃어버렸던 공간으로부터 벗어나 나를 찾는 여행길에 발걸음을 옮겨 보자.


춥다고 

내일부터 

다음 달부터

아이가 방학 끝나면

초등학생이 되면

중학생이 되면 이라는 핑계 이제 통하지 않는다. 

홀대한 나, 더 이상 홀대하지 말자. 가엽지 않은가. 


지금 당장 여행 가자! 잃어버린 '나'를 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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