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블루로드를 알고 계신가요?(2)

by 블리

1박 2일을 열심히 걷고 나서야, 블루로드 길의 끝에 도착했다.
완주라는 말이 그제야 현실이 됐다.


배낭을 메고 걷는 동안 어깨와 허리, 무릎과 발목, 종아리까지 성한 곳이 없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40km를 넘게 걸어본 경험은, 분명 ‘한계를 넘는 시간’이었다.
평소 걷는 편이라 큰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5만 6천 보 앞에서 그 생각은 단번에 무너졌다.
운동을 해오지 않았다면, 중간에 쓰러지고도 남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 번 경험해본 43km는 분명한 선물이었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서부터 힘들어지는지를 몸으로 알게 된 하루였다.
힘들었던 만큼, 내가 걸을 수 있는 길의 반경은 확실히 넓어졌다.
이제는 더 오랜 길을, 더 긴 호흡의 목표를 세워서 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그날은 몸으로 이해했다.
정신력과 의지, 그리고 ‘해보겠다는 마음’이 모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가능해진다.
힘든 순간마다 결국 해내는 나 자신을 마주하면서, 마음속 어딘가에서 도전의 불씨가 다시 타올랐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을지도 모를 이 길과 완주 인증서가,
누군가에게는 분명한 동기가 되고 다음 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힘이 된다는 걸 느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길은, 혼자 가는 삶 속에서도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래서 나 역시, 누군가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이 길이 단순히 힘들 때 생각을 정리하는 통로가 아니라,
‘나를 찾아 떠나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걷다 보면, 결국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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