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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주스 May 26. 2023

자리

사과 이야기

둘의 사이는 어떤 걸로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 속에서 둘은 지금 하는 것들이 아름다운지 조차 모를 만큼 서로에게 몰입되어 빨아들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는 하모니와 같은 조화 속의 대화에서

단음과 단음의 충돌만이 맴돌고 있다.


서로는 다르지만 의식하지 않고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만

한 사람이 규정짓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비밀스러운 관계에서 수면 위로 드러내고 싶은 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훌륭하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지금 이대로가 좋다.

둘은 어떤 단조로움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와 연인,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그 너머로 관계는 넘나들며 서로의 세상에서 보호자가 되었고 하나 됨이 좋았다.

연인으로만 규정짓게 된다면 다른 역할은 침범이 될 것이라 했다.

그렇게 생기 넘치던 둘은 시들어간다.


건조한 공기가 떠돈다.


지나고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흔히 말하그때 알았다면 달라졌을까의 질문은 의미가 없음을

앎에도 던져본다. 생각은 영원히 남겨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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