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일기

살아보자. 마음을 먹고

by 오연주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을 바라보면 그날 뭘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

구름이 둥실 떠 있는 어떤 날에는 책 한권과 텀블러에 뜨거운 국화차를 준비해서

한적한 공원에 가서 시간을 신경쓰지 않고 책속에 빠져 본다.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 아침에는 문방 사우를 준비해서 작고 아담하지만

통유리로 된 커피전문점에서 글을 쓴다.

가끔은 정말 세상에 내 존재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하지만

어떻게 되었던 간에 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마음이 가는 것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것도 나이를 먹어서 50대에 할 수 있는 작은 여유이자

즐거움이다.

커피 한잔을 놓고 처음에는 뜨거운 대로,점차 식어가는 대로 맛을 보다보면

쓴 맛에서 어느 순간 입안에 감기는 향이 맛으로 느껴지면서 좋아지듯이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보는 거다. 큰맘 먹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겨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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