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죽음
"살아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해요"
임종을 앞둔 어느 젊은 환자가 내게 넋두리처럼 해 주었던 말이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임종 즉 죽음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그냥 모니터가 긴 줄로 그어지면서 보여지듯이 그렇게 쉽게 단순하지 않다.
의료인이 되고 나서는 의학드라마를 보지 않는다.현실과 동떨어진 모습들을 보고 있는 것이 익숙하지도 않지만 사실 드라마를 다 볼 시간도 없다.
다양한 사람들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나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한다.
암에 걸리거나 얼마 안 남은 생을 선고받고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이유도 모른채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들을 많이 봐 왔다. 한사람의 삶은 온전하게 그 사람의 몫이기에 어떠한 경우라도 판단하고 수용해야 한다.
가족들은 아는 상황을 환자는 직감적으로 느끼면서 알게 되고 서로가 상처받고 아파할까봐 숨기는 경우도 봤다.
내가 죽음에 임박하게 되거나 극단적인 상황이 되면 치료를 하여 생명을 연장하지 않고 남은 인생과 시간을 즐길 것이다.
주사와 수액 그리고 나를 조금씩 조이고 얾매이는 많은 것으로부터 탈출하여 맘껏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
DNR-Do not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 포기
의료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서식이나 요즘은 요양병원이나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많이 쓰여진다.
내가 살아가는 것에 책임을 지고 또한 죽음까지 가는 과정
그 소중한 결정을 할 수 있다면 아쉬움 없이 생을 마감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옥상달빛이 부른 ."유서"라는 곡이다.
나를 누군가가 기억해주고 늘 오래되고 종이 냄새나는 편지를 읽어주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다.
보다 더 나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겠다.
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좋아하는 이들과 여행을 떠나 맘껏 웃고 즐기면서 모닥불처럼 남은 삶의 공간들을 행복으로 채우고 그들의 맘속에서 그들에게 보냈던 편지처럼 늘 함께 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모두 사랑했고 또 한없이 내 소중한 이들이어서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날 그리워 하며 울지 말라고
난 언제나 당신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