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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일기

빠져보기

by 오연주

하늘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고는

한참 바라본다.

길을 걷다가

보도블럭사이에서

삐쭉

고개를 내밀고 나오는 작은 생명에도

쭈그리고 앉아서

관심을 가지고.

밥을 먹여도

욕을 하는 먹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도

한참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사소하고

스치던 뭐든지에

빠져보면

새로운 시야가 생긴다.

익숙함이 아닌 낯익음이

신선한 자극이 되는 순간을

즐겨보려면

어디든 빠져보자.

언제나

어디서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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