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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Feb 23. 2023

2. 쓰러지지 않게 해준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

 오늘 문득 오랜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뭐 처음에는 그냥 술 한잔 하자는 이야기를 할 줄 알았지만 카카오톡을 열어보니 날아온 것은 공모전에 관한 이야기. 올해 있는 웹 소설 공모전에 관한 것이었다. 

 놀라우면서도 고마운 기분을 느끼며 준비해 보겠다고 말하니까 녀석은 되면 술 한 번 사라고 말을 해주었다. 나는 당연히 오케이 승낙을 하고 잠잘 시간을 줄여가며 준비해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글을 쓰겠다고 주변에 이야기를 한 뒤로는 재미있는 반응들이 많이 나왔다. 제일 대표적으로는 

 "헐 대박 그런 재주가 있었나? 신기하다"

 가 주를 이루는 첫 번째 반응이었다. 이상하게도 성인이 되고 난 뒤로 내 이미지가 어떻게 굳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지 솔직히 알 것 같지만 내 이미지상 나는 독서를 한다거나 문학적 감수성을 지니지 않은 타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종종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내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본 사람들은 전부 놀라고는 내가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많이들 충격을 받고는 했다. 그렇지만 고등학생때까지만 해도 나는 분명 게임이나 티비보다는 책과 축구만을 사랑했던 학생이었다.

 

 두 번째로는

 "어 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잘해봐라 응원한다"

 뭐랄까 나와 좀 깊은 대화도 해보고 언제인지는 몰라도 내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반응들이 조금 보였다. 뭐 사실 대단한 걸까 싶지만 그래도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늘 뭔가 모르게 이 길을 선택한 것이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이외에도 여러 반응들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 두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이제 다른 사람들은 이 분야에 관해서 잘 모르다 보니 나에게 여러 질문들이 날아오고는 한다. 언제 책이 나오느냐, 글은 잘 써지는가, 나도 한 번 읽어보자 등등 여러 반응들이 다양하게 나타나서 나만의 고충이 있기도 하다. 사실 나 역시도 언제 책이 나오게 될지는 모르고 글이 잘 써지는 순간이 있다면 전혀 안되는 순간도 있고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긴 한게 바로 내 글을 직접 읽게 하는 것인데 그것도 쉽지만은 않기에 여러 고충도 함께 따라오는 것이다. 또 가끔은 내가 공모전 시기를 놓치거나 혹은 너무 늦게 알게되어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럴때는 뭐랄까 스스로에 대해 조금 한심함을 느끼며 자괴감이 밀려 오고는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나 역시도 공모전 일정이라던가 세미나 등 꾸준히 정보를 찾아다니고 접근하기도 하지만 놓치는 부분들도 있다. 그런 경우 내가 몰랐던 부분을 가끔 주변 지인들이 어떻게 알아내게 되는 경우 내게 알려주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혹은 본인이 직접 준비해서 내게 전달해 주는 경우도 있다. 그 덕에 일정에 맞추어 지원하거나 혹은 준비를 하는 그림이 많이 나오고 하는데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사소한 것일지라도 이 길을 처음 걸어보는 사실상 주변에 나를 도와줄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는 참 감사한 부분이다. 분명 당신들도 모르는 것들을 내게 알려준다는 게 쉽지도 않을뿐더러 굳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내게 알려주는 것이니 내가 어찌 감사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것 말고도 가장 기초적으로 많이 도와주는 것이 금전적인 부분이다. 이 부분이야 뭐 많은 이들이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상황을 알고 이해해 주는 사람들은 종종 직접적으로 내게 돈을 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밥이라도 한 끼 사준다던가 함께 술 한잔 기울일 때에도 돈을 조금 더 내준다던가 하는 등 여러 면에서 내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많다. 


 이런 도움들이 있어 나는 종종 죽어가는 내 자신을 되살리고는 한다. 분명 여러 이유로 힘이 빠지고 의욕을 떨어지는 순간이 있지만 그 때 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내 주변인들의 관심과 응원이다. 만약 이런 것조차 없었더라면 몇 년전처럼 혼자 허우적거리다 금새 포기하고 패배자로 남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이다.


 말 그대로 지금 나는 슬램덩크 산왕전에서의 정대만 같은 사람이다. 내 체력은 방전이 되었지만 팀원의 도움으로 내가 해야 할 일만 해결함으로써 겨우겨우 버텨나가는 것 그게 지금 내 삶인 것이다. 물론 만화처럼 이런 것들이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할지는 몰라도 나 역시 이런 도움을 받았기에 그들에게 언젠가 승리라는 이름의 보답을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들에게 좋은 패스를 전해 받음과 나 대신 수비를 뛰어줌에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도 열정이 되살아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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